[사설] 중소업체 괴롭히는 재벌 마트 甲질 賂物죄로 형사 처벌해야

      입력 : 2016.05.20 03:22

      공정거래위원회는 홈플러스·이마트·롯데마트 3사(社)가 납품업체에 줄 대금을 깎고 납품업체 직원들을 동원해 돈도 주지 않고 일을 시킨 사실을 적발해 238억원 과징금을 물렸다. 2년 전 법 위반 사실이 적발돼 시정명령을 받고도 불이행한 홈플러스는 형사 고발했다.

      재벌 마트들은 중소 납품업체들을 쥐어짜는 데는 약속한 듯 똑같이 행동하고 있었다. 이들은 새로운 마트를 열 때마다 납품업체에 직원을 보내라고 요구해 일당도 주지 않고 일을 시켰다. 이마트는 118개 업체에서 205명을, 롯데마트는 245개 업체에서 855명을 이런 식으로 '파견'받았다. 납품업체 직원 270명을 동원한 홈플러스는 파견 직원들의 인건비 168억원까지 납품업체에서 받아챙겼다. 대형 마트들은 상품이 팔리지 않으면 납품업체에 반품하거나 값을 적게 주는 불법마저 서슴지 않았다. 홈플러스는 납품 대금을 120억원이나 후려쳤고 이마트는 원래 반품이 금지된 상품을 크리스마스나 어린이날 특판 상품을 반품하는 데 끼워넣어 납품업체에 되넘겼다.

      재벌 마트들의 갑(甲)질은 어제 오늘 문제가 아니다. 공정위는 4년 전 이를 바로잡겠다며 대규모 유통업법까지 따로 만들어 과징금 수위를 올리고 형사 고발까지 가능하도록 처벌 강도를 높였지만 재벌 마트들 행태는 과거에 비해 나아지긴커녕 더 심해졌다. 재벌 마트 갑질은 거래상 우위에 있는 민간 사업자가 중소기업으로부터 뇌물을 받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제 민간 사업자가 거래 관계를 악용해 부당한 대가를 받는 것도 '사인(私人) 간 뇌물'로 규정해 형사 처벌해야 한다. 영국에선 6년 전부터 민간 기업 간 뇌물을 금지하는 법이 시행 중이고 미국도 주별로 민간 사업자들 사이의 뇌물을 금지하고 있다. 대기업이 납품업체들에 혜택이나 편의를 요구하는 것 자체가 뇌물이라는 인식이 정착돼야 갑질 병폐가 사라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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