밍크고래 등 대형 포유류가 암에 덜 걸리는 이유는?

    입력 : 2016.05.18 17:48

    연합뉴스

    국내 연구진이 처음으로 밍크고래의 유전체 정보와 돌연변이를 일으키는 ‘초위성체(microsatellite)’의 상관관계를 분석해 대형 포유류가 암에 걸릴 확률이 낮은 이유를 밝혀냈다.

    이론적으로 암은 세포분열 과정에서 돌연변이가 일어나서 발생하기 때문에 세포 수가 많고 분열이 많을수록 암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하지만 인간보다 세포 수가 훨씬 많은 코끼리, 고래 등 대형 포유류가 암에 잘 걸리지 않는다.

    암 연구자들이 동물원이나 야생에서 죽은 코끼리를 부검해보니 암에 걸린 개체의 비율이 5% 미만이었다.

    이러한 현상은 1970년대 영국 옥스퍼드대학의 리처드 페토 박사가 의문을 제기해 ‘페토의 역설’로 불려지며 많은 과학자가 원인을 규명하고자 다양한 연구를 진행해왔다.

    수산과학원 생명공학과는 서울대학교 내 생물정보분석 전문 기업인 ㈜조앤김 제노믹스 연구팀과 함께 밍크고래의 초위성체에 주목했다.

    초위성체는 유전체 내에서 염기가 2~6개 단위로 연속해서 반복되는 구간을 말한다. 이 구간은 돌연변이 발생 비율이 높아 암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구진이 밍크고래의 유전체와 초위성체 정보를 코끼리, 하마, 사람, 쥐, 개, 소, 말, 고양이, 판다 등 다른 포유류 30종과 비교 분석한 결과 포유류 동물의 덩치와 초위성체는 마이너스(-)의 상관관계에 있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덩치가 큰 동물일수록 초위성체가 적어 오히려 암 발생 확률이 적어진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65kg인 성인 인간에게는 약 60만개의 초위성체가 있으나 5000kg에 육박하는 밍크고래는 초위성체가 약 46만개 밖에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연구진은 대형 포유류가 진화하면서 돌연변이 발생률이 높은 초위성체의 양을 조절해 암 발생을 효과적으로 억제하고 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또한 이러한 유전체와 초위성체의 연관성은 암의 발생과 관련있다고 알려진 대사율 및 체온 등 다른 변수를 보정했을 때에도 달라지지 않았고, 진화적 거리를 고려한 분석모형에서도 같은 결과가 나왔고 전했다.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학술지 네이처의 자매지인 '사이언티픽 리포트' 4월 29일자 온라인판에 실렸다.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