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우디아라비아 측이 서울에 수도 리야드의 이름을 딴 '리야드로(路)'를 만들자고 제안한 것으로 15일 알려졌다. 우리가 중동의 양대 맹주인 사우디와 이란 사이에서 '균형 외교'를 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은 가운데 리야드로 지정은 한·사우디 관계 개선 등에 긍정적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관련 지방자치단체는 난색을 보이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 관계자는 이날 "사우디 국영석유기업인 아람코(ARAMCO)가 국내 계열사인 에쓰오일(S-Oil)을 통해 지난 3월쯤 마포구에 리야드로 지정을 제안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아람코는 에쓰오일의 최대 주주다. 대상 도로는 마포대교 북단에서 마포구 아현삼거리로 이어지는 '마포대로'다. 여기에는 에쓰오일 본사가 있다. 사우디 측은 이란 수도의 이름을 딴 '테헤란로'가 한·이란 우호를 상징하는 것처럼 '리야드로' 지정은 한·사우디 친선 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우디 리야드에는 '서울로'가 생길 수도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마포구 측에서 리야드로 지정에 따른 외교적 문제 등을 문의해왔는데 '큰 문제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마포구는 "'마포대로'라는 유서 깊은 이름이 널리 알려진 상황에서 생소한 새 이름을 붙이기가 쉽지 않다"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초 박근혜 대통령의 이란 방문 이후 이슬람 시아파를 대표하는 이란과 수니파를 대표하는 사우디 간의 균형 외교가 우리 중동 외교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16일에는 사우디 실세인 알 왈리드 왕자가 방한해 국내 주요 인사들과 만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