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공익법인 기부로 사회 활력을 되찾으려면

조선일보
  •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입력 2016.05.16 03:00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애덤 스미스는 '도덕감정론'에서 이기적인 인간이라도 다른 사람의 운명에 관심을 가지며, 자신에게는 특별한 이득이 없더라도 남의 행복을 확인하고 싶은 본성을 가지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동료 시민에 대한 신뢰와 믿음은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보다 강력하게 우리 사회를 이끌어가는 '보이지 않는 힘'의 원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나 국회가 법 제정과 정책 수립을 통해 사회 흐름에 개입하고자 할 때 이러한 보이지 않는 힘이 작동하도록 해야 한다. 특히 요즘처럼 사회나 경제 전반이 무기력하고 침체해 있을 때는 표면적인 규제 완화나 개선책보다는 사회 분위기를 개선하고 활력을 되찾을 수 있는 접근이 함께 이루어져야 한다.

공익법인은 우리 사회에 신뢰와 활력을 되찾아 줄 수 있는 '보이지 않는 힘'의 역할을 할 수 있는 소중한 수단이자 자산이다. 미국의 빌 게이츠나 마크 저커버그 같은 성공한 기업인들이 공익법인에 거액을 기부해 얼마나 많은 사회적 효과를 거두었는지에 대해서 잘 알려져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공익법인에 대한 공익적 감시시스템이 높아졌지만 우리의 법 제도와 정책은 재벌의 편법 경영승계의 수단이라는 관점에서만 공익법인 관련 정책에 접근함으로써 사회적 역할과 기여를 많이 제한해 왔다.

공익법인과 관련된 규제 중에서도 특히 5% 이상의 주식 기부에 증여세를 부과하는 상속증여세법으로 인해, 막대한 세금부담을 우려한 많은 선의의 기부자가 기부를 망설이고 있다. 56조원에 이르는 자신의 페이스북 주식 15%를 기부하기로 한 저커버그가 우리나라에서 이런 기부를 했다면, 약 18조8000억원의 세금을 내야 할 것이다. 따라서 현재 주식기부 과세 기준 5%의 상한을 높이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출연 주식의 의결권 행사를 제한하는 등 보다 강화된 요건을 충족하는 공익법인의 경우에 한해 주식기부의 한도를 우선 20% 수준으로, 그리고 앞으로는 20%를 훨씬 넘어서는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주식 기부와 관련된 상속·증여세법 개정은 시간이 걸리더라도 꼭 추진해야 한다. 공익법인의 사회적 역할을 장려하려는 적극적인 정책을 도입해 어려움에 처한 우리 사회의 활력을 되찾아야 한다. 20대 국회와 정부 당국의 적극적인 입장 변화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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