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크에서] 보수층 절반이 떠난 與黨

입력 2016.05.16 03:00

홍영림 여론조사팀장
홍영림 여론조사팀장
얼마 전까지 '경제에 무능한 정당'은 야당을 지칭하는 말이었다. 4·13 총선 이전에 두 번의 대선과 두 번의 총선에서 여당이 모두 승리한 데는 '야당이 이기면 경제를 망칠 것'이란 여당의 논리에 많은 유권자가 공감한 것이 주효했다. 지난 총선에선 정반대였다. '경제에 무능한 여당'이란 프레임으로 공격한 야당의 전략이 제대로 먹혔다. 외국 언론도 "경제 악화가 유권자의 표심(票心)을 좌우했다"고 분석했다. 총선 직후 한국리서치가 실시한 여론조사는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경제 활성화 해결 능력이 있는 정당'을 묻는 항목에 새누리당은 26%로 더불어민주당(25%)과 국민의당(11%) 등 야권의 합(合)인 36%에 크게 뒤졌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아산정책연구원이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일자리 창출을 잘할 수 있는 정당'으로 새누리당(41%)이 야당인 민주통합당(28%)을 크게 앞섰던 것과는 확 달라졌다.

이는 새누리당이 집권 여당으로서 답답한 경제 상황을 돌파하는 리더십을 전혀 보여주지 못한 것에 대한 국민적 실망과 걸핏하면 야당만 탓하는 행태에 대한 피로감이 누적된 결과다. 여기에다 공천까지 막장 드라마로 치달으면서 '경제 무능'에 '오만과 독선' 이미지가 더해졌다. 현 정부 출범 이후 40~45% 지지율을 유지했던 새누리당은 결국 총선 직전에 30% 부근까지 급락하며 참패했다. 더 심각한 것은 총선이 끝난 지 한 달이 넘었지만 떠나간 지지층이 돌아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최근에도 새누리당 지지율은 갤럽 조사에서 31%에 그쳤다. 2012년 2월 한나라당에서 새누리당으로 당명(黨名)을 바꾼 이후 4년 3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예전엔 보수층의 새누리당 지지율이 80~90%에 달했지만 최근 갤럽 조사에서는 56%에 그쳤다. 나머지 절반 정도(44%)는 "지지하는 정당이 없다"고 하거나 심지어 "야당을 지지한다"고 했다. 내년 대선의 잠재 후보들에 대한 지지율 조사 결과도 암울하다. 갤럽 조사에서 오세훈·김무성·유승민 등 여당 후보와 안철수·문재인·박원순 등 야권 후보의 지지율 합은 17% 대(對) 47%로 차이가 두 배를 넘었다. 보수층에서조차 여당 후보(30%)보다 야권 후보(31%) 지지가 더 높았다. 콘크리트 같다던 여당 지지층이 허물어진 것이다.

상황이 심각한데도 새누리당은 돌아선 보수층의 마음을 되돌릴 노력을 하지 않고 있다. 아무런 변화 없이 여전히 계파 갈등으로 어수선할 뿐이다. 보수층에도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 같은 것은 안중에도 없는 듯하다.

지난 총선 출구 조사에서는 60~70대 투표자의 절반 정도가 누구를 찍었는지 대답을 하지 않아서 조사에 애를 먹었다고 한다. 여론조사 회사 관계자들은 "새누리당에 투표했다고 밝히는 것이 부끄러워서 출구 조사에 응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지금 같아선 "새누리당을 지지하는 것이 창피하다"는 보수층이 늘면 늘지 줄어들 것 같지 않다.
[기관 정보]
새누리당의 향후 행보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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