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형됐다던 리영길 멀쩡… '김정은 訪러' 이어 또 헛다리

    입력 : 2016.05.11 03:00 | 수정 : 2016.05.11 06:48

    [北 7차 黨대회 폐막]

    - 정보당국, 연이은 오판 '망신살'
    2월에 "리영길 처형" 자료 냈는데 이번에 정치국 후보위원에 선출
    작년 4월엔 "金, 러시아 전승절行"… 北 다음날 불참 통보해 체면 구겨

    리영길 사진
    리영길
    정보 당국이 지난 2월 초 '전격 처형'된 것으로 파악했던 리영길 북한군 전 총참모장(군부 서열 3위)이 노동당 제7차 대회에서 '정치국 후보위원'에 이름을 올린 것으로 나타났다. 처형됐다던 리영길이 당 주요 직책에 버젓이 이름을 올린 것이다. 최근 정보 당국은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모스크바 전승절 참석,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해임 등 여러 차례 잘못된 정보를 국회 정보위 등에 공개했다. 정부 안팎에선 정보 당국이 설익은 정보를 미리 공개하거나, 대북 첩보를 잇달아 오판(誤判)해 신뢰성을 스스로 떨어트리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정부가 리영길 처형설을 처음 알린 것은 '개성공단 폐쇄' 발표가 있었던 지난 2월 10일이었다. 당시 정부는 '리영길이 2월 2~3일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주관한 당 중앙위원회·군당(軍黨)위원회 연합회의 전후 처형된 것으로 보인다'는 내용의 자료를 냈다. 우리 군(軍)의 합참의장에 해당하는 리영길의 처형 소식은 개성공단 폐쇄를 앞두고 김정은 정권의 잔혹성을 다시 한 번 각인시켜주는 효과가 있었다. 특히 리영길은 작년 비무장지대 목함지뢰 도발의 주역 중 하나로 지목되는 등 김정은의 신임이 두터웠던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에 충격은 더 컸다.

    당시 정보 당국이 전한 리영길의 죄목은 '종파 분자 및 세도 비리(반김정은 파벌 구축 및 권력 남용 비리)'였다. 전문가들은 이를 두고 "최고 존엄(김정은)을 훼손한 것이기 때문에 처형 사유가 될 만했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리영길이 건재한 만큼 '종파 분자' 등의 혐의를 받았다는 정보 당국의 판단도 의심스러운 상황이다. 정부 관계자는 "계급을 강등시킨 뒤 일을 다시 맡긴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북한은 리영길의 모습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열광의 평양… 黨대회 경축행사에 10만명 - 노동당 7차 대회를 마친 북한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10만명을 동원한 대규모 경축 군중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이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하자 운집한 평양 주민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모습. 이날 군중집회에는 김정은을 포함해 김영남·황병서·최룡해·박봉주 등 노동당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열광의 평양… 黨대회 경축행사에 10만명 - 노동당 7차 대회를 마친 북한이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주민 10만명을 동원한 대규모 경축 군중집회를 열었다. 사진은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이 인민복 차림으로 등장하자 운집한 평양 주민들이 손뼉을 치며 환호하는 모습. 이날 군중집회에는 김정은을 포함해 김영남·황병서·최룡해·박봉주 등 노동당 수뇌부가 총출동했다. /AFP 연합뉴스
    정보 당국이 대북 관련 첩보를 오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작년 4월 국회 정보위에서는 "김정은이 모스크바 전승절(5월)에 참석할 것"이라고 보고했지만, 바로 다음 날 북한이 불참을 통보하는 바람에 망신을 당했다. 당시 미국 워싱턴 포스트는 "한국 정보기관의 주장은 맞는 것만큼이나 틀리는 경우도 종종 있다"고 했다. 작년 11월 국회에 "해임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한 박정천 인민군 총참모부 부총참모장 겸 화력지휘국장도 얼마 뒤 노동신문을 통해 등장했다. 당시 정보 당국은 "8월 포격 도발 시 우리 군의 응징 포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 인물들이 문책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며 박 부총참모장의 해임을 거론했다.

    문제는 이와 같은 정보 당국의 오판이 국내외적으로 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안보 분야의 한 전문가는 "북한 관련 정보가 틀리면 우리나라 안보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뿐 아니라 외교 문제로까지 번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보 당국은 지난 2월 국회 정보위에 "러시아가 북한에 장거리 미사일을 공급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고했다가 러시아 정부로부터 "한국 정보 당국이 러시아가 북한에 로켓(미사일) 부품을 제공했다는 발표는 매우 무책임하고 비전문가적인 발언"이라는 비판을 받기도 했다. 그러자 지난 4월 정보 당국은 국회에 "북한의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기술은 러시아에 가깝지만 러시아 정부와는 무관하다"고 다시 보고했다. 정부 소식통은 "북한 정보가 헛발질을 할수록 '정부가 북한을 국내 정치에 이용하려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커질 것"이라고 했다.

    [인물 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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