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황병서·黨 최룡해·政 박봉주… 김정은의 삼두체제

조선일보
  • 이용수 기자
    입력 2016.05.11 03:00

    [北 7차 黨대회 폐막]

    정치국 상무위 나란히 진입… 朴은 黨중앙군사위원 겸직
    김정은 스위스 생활 뒷바라지한 리수용은 대외정책 사령탑으로
    강석주·리용무·오극렬 퇴진… 김정은의 직함은 9개로 늘어

    북한은 본격적인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포한 제7차 노동당 대회에서 당직 개편과 함께 당 지도부 인사를 단행했다. 이 가운데 가장 주목되는 인사는 최룡해(66) 정무국 부위원장, 박봉주(77) 내각총리, 황병서(76) 군 총정치국장이다. 각각 당(黨)·정(政)·군(軍)을 대표해 정치국 상무위원회에 나란히 진입한 이들을 두고 "김정은 체제를 떠받치는 '삼두 체제'가 구축됐다"는 말이 나온다.

    트로이카 최룡해·황병서·박봉주

    박봉주는 당 대회 전까지만 해도 고령을 이유로 일선 후퇴가 예상됐던 인물이다. 하지만 정치국 위원에서 상무위원으로 신분 상승을 이룬 것은 물론 경제 관료로는 이례적으로 군사정책을 지도하는 당 중앙군사위 위원으로 기용됐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핵·경제 병진 노선을 내세운 김정은이 경제 사령탑인 총리에게 경제와 군수 산업을 모두 맡기겠다는 의도로 보인다"고 했다. 고위 탈북자 A씨는 "과거 김정일은 경제 실패의 책임을 총리에게 돌리곤 했다"며 "박봉주도 그런 식으로 용도 폐기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경축 군중대회를 실황 중계했다.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이 주석단에서 황병서(왼쪽 군복), 최룡해(양복) 상무위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노동당 7차 대회 경축 군중대회를 실황 중계했다. 노동당 위원장으로 추대된 김정은이 주석단에서 황병서(왼쪽 군복), 최룡해(양복) 상무위원과 얘기를 나누고 있다. 오른쪽에서 박수를 치고 있는 이는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조선중앙TV 연합뉴스
    최룡해는 김일성의 항일 빨치산 동료였던 최현 전 인민무력부장의 아들이다. 북한의 대표적 '로열패밀리'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작년에 잠시 실각을 했는데 완전히 부활한 것"이라고 했다. 황병서는 2014년 군 요직인 총정치국장에 올랐다. 정치군인 출신으로 김정은의 군 장악에 앞장섰다. 2014년 10월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 때 최룡해·김양건과 한국에 온 적도 있다.

    리수용·김영철 뜨고

    외교가에선 정무국 국제담당 부위원장 겸 국제부장으로 기용된 리수용(76) 전 외무상의 '도약'에 관심이 집중됐다. 북한의 외교적 고립이 가속화하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책임을 묻지 않고 더한 중책을 맡겼기 때문이다. 국제담당 부위원장(옛 국제비서)은 사회주의권 국가들과의 당 대 당(黨對黨) 교류뿐 아니라 외무성도 지휘하는 북한 대외 정책의 사령탑이다. 정부 관계자는 "스위스 주재 북한 대사를 30년간 지내며 김정은의 스위스 유학 생활을 뒷바라지한 인연이 작용했을 것"이라고 했다.

    노동당 라인업
    김영철 당 통일전선부장이 당중앙군사위 위원에 여전히 남아 있는 것도 주목할 만하다. 김영철은 대남 공작·도발 총책인 정찰총국장을 지내다 작년 말 김양건 당 대남비서가 사망하자 그 뒤를 이어 당 대남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에 기용됐다. 특히 군복을 벗고 공개 석상에 등장한 김영철을 두고 "군 업무인 정찰총국에서 손을 뗀 것 같다"는 관측이 나왔었다. 안보 부서 관계자는 "김영철이 당중앙군사위에 남았다는 것은 정찰총국장을 겸하고 있거나 최소한 정찰총국의 보고를 받는 위치에 있다는 얘기"라고 했다.

    강석주·오극렬 지고

    북핵 외교의 '장인'으로 불리는 강석주(77) 당 국제비서는 이번 인사를 통해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다. 직업 외교관인 강석주는 1990년대 1차 핵위기 당시 미국과 담판에 나서 '북한 외교의 금자탑'으로 불리는 제네바 합의를 이끌어낸 주역이다. 김정일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벼랑 끝 외교'도 강석주의 머리에서 나왔다. 하지만 이번 인사에서 당중앙위원회 위원(129명)에만 이름을 올리고, 정치국 위원과 당 비서(현 정무국 부위원장)에서 물러났다. 외교부 당국자는 "강석주가 지병으로 운신도 못하는 상태"라고 했다. 리용무(91)·오극렬(86) 국방위 부위원장 등 군 원로들도 정치국에서 물러났다. 당중앙군사위는 비교적 물갈이 폭이 컸다. 기존 멤버 가운데 윤정린 호위총국장, 리용주 해군사령관, 김락겸 전략군사령관 등 7명이 빠졌다.

    한편 이번 당 대회를 통해 김정은이 쓰게 된 감투는 총 9개에 달한다. 9일 하루에만 노동당 위원장, 당중앙위원, 정치국 위원, 정치국 상무위원, 당중앙군사위원장 등 5개 자리에 추대됐다. 이 밖에 인민군 최고사령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 인민군 원수, 최고인민회의 제13기 대의원 등 4개의 공식 직함이 더 있다.
    [나라 정보]
    '김정은 시대의 개막'을 선포한 북한
    [인물 정보]
    시진핑 축전에 '김정은 동지' 표현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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