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로고〉이 중국에서 '페이스 북(face book)'이란 상표를 쓰는 식품 회사를 상대로 상표권 소송을 내 승소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9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FT에 따르면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은 광둥성에 있는 중산(中山)시 주장(珠江)음료공장이 2014년 '페이스'와 '북' 사이를 띄어 쓴 '페이스 북'이란 이름으로 등록한 상표에 대해 최근 무효 판결을 내렸다. 이 업체는 오스트리아 유명 에너지 드링크 '레드불'과 포장이 비슷한 '아이스불'을 생산해 판매하는 등 유명 상표를 베껴 제품을 만들어왔다.
중국은 다국적 기업의 상표가 중국 내에서 널리 알려져 있지 않으면 독점 상표권을 인정하지 않아 왔는데, 이번 판결은 이런 흐름과 배치되는 것이다.
베이징 고급인민법원은 지난 3월 애플이 '아이폰(IPHONE)'을 상표로 쓰고 있는 중국 가죽 제품 업체 신퉁톈디를 상대로 낸 상표권 소송에서 애플에 패소 판결을 내렸다.
FT는 마크 저커버그 페이스북 최고경영자(CEO)의 친중 행보가 판결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했다. 2012년 중국계 미국인 프리실라 첸과 결혼한 저커버그는 중국어를 배우고, 중국 고위 관리를 샌프란시스코의 자기 집에 초대하기도 했다. 지난 3월에는 베이징에서 미디어 분야를 관할하는 류윈산 공산당 정치국 상무위원도 면담했다.
FT는 이번 판결에 대해 "페이스북의 중국 진출을 막아온 중국 정부의 태도가 누그러지고 있음을 보여주는 신호"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자국 내 인터넷을 통해 페이스북·트위터·인스타그램 등에 접속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