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년전 대구 여대생 성폭행범, 스리랑카 보내 처벌 추진

조선일보
  • 박상기 기자
    입력 2016.05.07 03:00

    현지 공소시효 20년, 韓보다 길어
    檢, 대법 무죄 선고할 경우 대비

    검찰이 1·2심에서 무죄가 나온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망 사건'의 피고인인 스리랑카인 K(50)씨를 스리랑카 법정에 세워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라고 6일 밝혔다. 공소시효 문제로 한국에서 처벌이 어렵다면 공소시효가 한국보다 긴 스리랑카에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이 사건 피해자 정은희(당시 18세)양은 1998년 대구 구마고속도로 위에서 23t 트럭에 치여 숨졌다. 단순 교통사고 처리됐지만, 지난 2013년 정양 속옷에 묻어 있던 정액 DNA가 스리랑카인 K씨의 DNA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검찰은 정양이 K씨를 비롯한 스리랑카인 3명에게 성폭행당한 직후 고속도로 가드레일을 넘어 도망치다 사고를 당한 것으로 보고 K씨를 기소했다. 다른 2명은 한국을 떠난 상태였다.

    검찰은 K씨가 정양의 소지품을 빼앗았다는 당시 주변 사람들의 증언을 확보해 공소시효가 15년인 특수강도강간죄를 적용했다. 하지만 법원은 1·2심에서 K씨에게 무죄판결을 내렸다. "강도 증거가 부족해 특수강도강간죄는 성립하지 않는다"는 게 무죄 이유였다. '강도'를 뺀 특수강간죄로는 공소시효가 10년이어서 K씨를 처벌할 수 없다.

    검찰은 K씨가 대법원에서도 무죄를 받는 상황을 대비해 K씨를 스리랑카에서 처벌받도록 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것이다. 검찰 관계자는 "일단 대법원에서 유죄 취지 파기환송 판결을 받아낼 수 있도록 노력하고, 만일의 경우를 대비하겠다는 것"이라며 "스리랑카는 성폭행 공소시효가 20년 이상이고, DNA 등 성폭행 증거는 명확하기 때문에 K씨를 스리랑카 법정에 세울 수 있다면 처벌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리랑카는 국제형사사법공조조약에 가입하지 않은 상태여서 검찰이 별도로 공조 절차를 밟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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