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물상] 쌍둥이 출산 최고치

    입력 : 2016.05.07 03:00

    30대 중반의 한 가정주부는 발기부전 치료제를 먹고 있다. 결혼한 지 3년이 됐는데 아이가 안 생겨 시험관 아기 시술을 받는 중이다. 산부인과 의사는 인공수정된 배아 두어 개를 자궁에 넣어 임신시킬 예정이다. 그런데 배아들이 안착하는 이부자리 격인 그녀의 자궁 내막이 너무 얇다고 보고 비아그라를 처방한 것이다. 발기부전 치료제는 자궁 혈류를 늘려서 자궁 내막 두께를 늘려주는 효과가 있어 불임 치료제로도 쓰인다.

    ▶서울역 앞 차병원 난임 센터에 들어서면 세포를 냉동 보존하는 탱크가 여럿 보인다. 불임 시술 배아나 난자를 얼려 보관하는 장비다. 여기에는 '37난자은행'도 있다. 미혼 여성들이 훗날에 대비해 난자를 미리 빼서 보관하는 용도다. '37'은 난자의 질이 비교적 괜찮은 37세 이전에 보관하라는 뜻이다. 젊은 시절의 난자를 녹여 쓰면 불임 시술 성공률이 높다는 말에 결혼을 미루고 난자를 얼리는 미혼 여성이 늘고 있다.

    [만물상] 쌍둥이 출산 최고치
    ▶인공수정을 할 때 바늘로 난자에 구멍을 뚫고 정자를 직접 주입하는 방법이 쓰인다. 난자로 들어갈 '영광의 정자'는 치열한 경쟁을 거쳐 뽑힌다. 수천만 마리 중 머리와 꼬리 모양이 매끈하고 활동성이 좋은 놈이 선택된다. 특수 배지에 키웠을 때 잘 달라붙어 움직이는 생명력을 보인 정자가 최종적으로 차출된다. 수정된 배아도 모양에 따라 등급이 나뉜다. 치열한 오디션을 통해 최종 선발된 1등급 배아를 자궁에 넣어도 착상 성공률은 30%가 채 안 된다.

    ▶지난해 쌍둥이 출생이 3만명으로 사상 최고치를 이뤘다. 동양인은 자연 임신 때 150명 중 하나 정도가 쌍둥이인데, 이제 15명 중 한 명이 됐다. 불임 시술 부부와 노산이 늘어난 탓이다. 시험관 아기 시술할 때 임신 성공률을 높이려고 한 번에 배아 2~5개를 자궁에 넣은 결과이기도 하다. 쌍둥이는 저체중 출산으로 이어져 모자(母子) 보건에 문제가 된다. 미국은 10여 년 전부터 이식 배아 숫자를 제한해 다태아를 줄였다. 우리나라도 작년 10월부터 제한해 올해는 쌍둥이가 다소 줄 전망이다.

    ▶요즘 쌍둥이 가족 일상이 TV 예능 프로그램 소재로 쓰인다. 축구 선수 이동국씨 가족은 쌍둥이가 두 쌍인 겹쌍둥이다. 알콩달콩 커가는 쌍둥이들을 보면 미소가 절로 나온다. 낳고 키울 때는 두 배 힘들지만 키워놓고 보면 두 배 뿌듯한 게 쌍둥이지 싶다. 아기 낳기를 꺼려 출산율 세계 최저가 된 우리나라지만 한편에서는 쌍둥이라도 좋으니 어떻게든 아이를 낳으려고 한다. '가정의 달' 5월, 새삼 가족과 생명의 탄생에 경외감을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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