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막에 황사 막을 '綠色長城' 세운다

    입력 : 2016.05.03 03:00

    前 주중대사 권병현 '미래숲' 대표, 네이멍구 쿠부치 840만 그루 植樹

    권병현 미래숲 대표 사진
    /미래숲 제공
    "황사(黃砂)를 막기 위해 사막을 나무숲 담장으로 두르겠다는 우리의 첫 목표는 달성했습니다. 하지만 사막 전체를 녹색으로 뒤덮기 전까지는 아직 끝난 게 아닙니다."

    지난달 24일 권병현(78·가운데) 미래숲 대표가 중국 네이멍구(內蒙古) 쿠부치(庫布其) 사막에서 '지구 살리기 녹색봉사단 선언문'을 낭독했다. 황사의 진원지인 이 사막을 숲으로 메워 동식물이 번영하는 거대한 생태공원으로 만들겠다는 야심 찬 목표다. 이 행사엔 녹색봉사단(Green corps) 단원 120여명과 중국공산주의청년단(공청단) 학생, 네이멍구자치구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외교관 출신인 권 대표는 1998년 주중 대사로 부임하면서 하늘을 메운 노란 먼지구름(황사)을 목격했다. 세계에서 아홉째로 넓은 쿠부치 사막에서 떠오른 이 먼지구름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건너간다. 동북아를 뒤덮은 황사 가운데 40%가 쿠부치발(發)이라고 한다. 권 대표는 중국 대사 임기를 마치고 한국에 돌아온 이듬해인 2001년 사단법인 미래숲을 설립했다. 사막 귀퉁이에 숲을 일구어 황사를 막는 울타리로 삼는다는 계획이었다.

    미래숲은 2002년부터 중국 공청단과 협약을 맺고 한·중 녹색봉사단과 함께 쿠부치 사막 2700ha에 포플러와 사막버들을 심어왔다. 당초 이 '사막 식수(植樹)'을 바라보는 시선은 회의적이었다. 전문가들 사이에서 쿠부치 사막은 나무가 자랄 수 없는 죽은 땅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래숲이 사막에 심은 나무 가운데 90%는 죽지 않고 살아남았다. 도시에 심은 나무의 활착률(옮겨 심은 식물이 살아남는 비율)이 95%인 것과 비슷한 수준이다. 15년이 지난 현재, 미래숲이 쿠부치 사막 외곽에 심은 나무 중 840만 그루가 자라서 남북으로 13㎞, 좌우 폭 0.8㎞에 달하는 '녹색장성(綠色長城)'을 이뤘다. 중국 정부가 쿠부치를 모범 사례로 언급하며 "사막을 다스려 녹지를 만들겠다"고 나설 정도다.

    권 대표는 "지금까지는 중국에서만 나무를 심어왔지만 이제부터는 지구 곳곳에서 사막화를 저지하는 활동을 하겠다"며 "우리 손으로 세계에 나무 10억 그루를 심는 게 목표"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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