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틀에 한 번꼴로 스모그가 발생해 국내 대기 질에도 악영향을 미치는 중국 허베이성(省)의 대기오염을 막기 위해 한·중 환경 당국이 손을 잡는다.
윤성규 환경부 장관과 천지닝(陳吉寧) 중국 환경보호부 부장은 27일 일본 시즈오카시(市)에서 열린 한·중·일 환경장관회의에서 중국 허베이성의 노후 경유차에 한국의 매연 저감 장치(DPF)를 부착하는 시범 사업을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또 허베이성의 석탄 화력발전소에 한국 기업의 탈진 설비 등을 설치해 대기오염 물질이 줄어드는지 확인하는 대기오염 실증 사업도 펼친다. 지금까지는 산둥성의 제철소 등에서만 한·중 협력 사업을 진행했었다.
베이징과 톈진을 둘러싸고 있는 허베이성은 중공업 기업과 화력발전소 등이 밀집한 공장 지대로 중국 대기오염의 주범으로 불린다. 중국 환경보호부에 따르면 지난해 허베이성은 1년 중 170여일가량 하늘이 뿌옇게 뒤덮였던 것으로 조사됐다. 작년 2월엔 이 지역 주민이 스모그 때문에 천식에 걸렸다면서 정부를 상대로 소송에 나서기도 했다. 허베이성을 포함한 베이징·톈진 등 중국 수도권에서 배출된 대기오염 물질은 바람을 타고 한반도로 넘어와 국내 미세 먼지 농도를 높이는 원인으로도 꼽힌다.
중국 환경 당국에선 현재 이 지역의 대기오염을 줄이기 위해 노후 경유차 60만대에 매연 저감 장치를 붙이는 사업을 추진 중이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 기업에서 생산한 DPF를 허베이성의 노후 중형 트럭 8대에 시범 부착해 매연 저감 효율을 살핀 뒤 추가 도입을 검토할 계획이다. 국내에선 2000년대 중반부터 노후 경유차에 DPF를 부착하는 사업을 지원해왔다.
윤성규 장관은 "이번 기회를 잘 살리면 국내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중국의 대기오염 개선과 우리의 환경 기술 수출을 동시에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한국과 중국 국장급 간부가 정기적으로 만나는 협의체와 양국 정책의 연락 업무를 전담할 환경협력센터가 새로 생긴다. 초미세 먼지(PM2.5) 및 오존 모니터링 방법, 휘발성유기화합물(VOCs)과 이동 오염원 관리 등 대기 관련 정책을 한·중·일 3국이 2019년까지 공동으로 연구해나가기로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