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사모님들의 정부(情夫)'로 불리는 루이청강(芮成鋼·39)의 재판을 앞두고 과거 경거망동하던 그를 박근혜 대통령이 경고했던 일화가 중화권 매체에 소개됐다.
루이청강은 2014년 7월 체포된 중국 CCTV의 간판 앵커다. 그에게 적용된 것은 간첩 혐의였지만, 그의 진짜 죄는 중국 고관 부인 20여명과 관계를 맺으며 호가호위(狐假虎威)한 것이라는 게 중국 정가의 공공연한 비밀이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維)는 17일(현지 시각) "체포 2년 만에 법정에 서게 된 루이청강이 득의양양하던 시절 얘기"라며 2013년 6월 청와대에서 있었던 중국 CCTV의 박 대통령 인터뷰 때 일을 전했다. 당시 방중(訪中)을 앞둔 박 대통령을 인터뷰한 인물이 루이청강이었다.
둬웨이에 따르면 루이청강은 인터뷰 도중 박 대통령을 '큰누나(朴大姐)'라고 불렀다. 친밀함을 과시하며 인터뷰를 주도하기 위한 것이었다. 불쾌감을 느낄 수 있는 상황에서 박 대통령은 루이청강을 향해 "당신은 매우 총명한 사람이다. 다만 국가의 일을 하면서 개인의 욕심을 채워서는 안 된다는 것을 기억해 달라"고 차분하게 말했다고 한다. 인터뷰가 끝난 뒤 루이청강은 다시 결례를 범했다. 박 대통령에게 함께 사진을 찍자고 하고 사인까지 요구한 것이다. 박 대통령은 한자로 문장을 써줬다. '루이청강, 인생을 살면서 그저 도리를 거스르지 않고 마음 편하도록 힘쓰면 된다(人生在世, 只求心安理得就好了)'는 글귀였다. 둬웨이는 "이 글이야말로 '반듯하게 행동하라'는 분명한 메시지"라고 풀이했다. 하지만 루이청강은 이 문구를 담은 메모지를 찍어 자신의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계정에 공개하며 자기 과시에 열을 올렸다.
루이청강은 준수한 외모와 출중한 영어 솜씨를 바탕으로 30명의 해외 정상과 300명의 글로벌 기업 최고 경영자를 인터뷰한 유명 앵커였다. 하지만 자만심과 스타 의식이 지나치다는 평가를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