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대군인 830만명 돌보는 자리… "엄청난 승진"

입력 2016.04.12 03:00

- 제니퍼 리 美 보훈부 부차관 임명
의사 출신… 의무병 취업 도와… 한인으로 최고위직 기록 경신

미국 버지니아 출신 한인 2세인 제니퍼 리(37)가 미국 연방정부 내 보훈부 부차관(Deputy Under Secretary)으로 최근 임명됐다.

리 부차관은 버지니아주(州) 보건·인력자원부 부장관(Deputy Secretary)으로 지난 2년간 활동해왔다. 한인 출신으로 미국 연방정부의 고위직에 오른 인물로는 고경주(하워드 고) 보건부 차관보(Assistant Secretary), 리아 서 내무부 차관보가 있었고 시각장애인 교육학박사인 고(故) 강영우 백악관 국가장애위원회 정책위원, 고홍주(해럴드 고) 국무부 법률고문, 고(故) 전신애 노동부 여성국장 등도 차관보급이었다. 미국 연방정부에서 부차관은 흔치 않은 직책인데, 직제표상으로는 차관보보다 위에 있어 제니퍼 리가 한인 최고위직 기록을 경신한 셈이다.

보건·인력자원부 부장관 시절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는 모습.
한인 2세인 제니퍼 리(오른쪽)가 미국 연방정부 내 보훈부 부차관으로 임명됐다. 사진은 보건·인력자원부 부장관 시절 현지 언론과 인터뷰하는 모습. /HBI DC 캡처
리 부차관은 영재학교인 토머스 제퍼슨(TJ)과학고, 예일대를 거쳐 세인트루이스에 있는 워싱턴대 의대를 졸업했다. 존스홉킨스 의대에서 수련의 과정을 밟았고 응급의학을 전공했다. 이후 조지워싱턴대 조교수 겸 응급의학과 전문의로 근무하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우선 백악관 펠로로 선정돼 에릭 신세키 당시 보훈부 장관 밑에서 정책보좌관으로 일했다. 이때 보훈부와의 인연이 리 부차관을 지금의 자리에 있게 만들었다. 리 부차관 측은 "백악관 펠로로 일하며 보훈부 업무를 도와준 게 부차관 임명에 큰 영향을 미친 것 같다"고 했다. 당시 그는 의무병으로 장기 복무하고 제대한 군인들이 미국 내 종합병원에서 근무할 수 있는 정책을 입안했다. 제대군인에 대한 예우가 소홀하다는 논란이 당시 있었는데, 리 부차관의 제안으로 군인에게 취업의 길을 열어줘 보훈부 이미지 상승에 큰 도움을 줬다. 리 부차관은 의회를 위해서도 정책 자문을 담당했다. 지금은 작고한 에드워드 케네디 당시 연방상원의원에게 의료 정책을 조언했다. 오지 탐험을 즐기는 리 부차관은 긴장되고 힘든 응급실 근무를 '즐거움'으로 표현할 만큼 긍정적 마인드를 가졌다. 그는 한 인터뷰에서 "야간 근무를 하는 동안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는 게 나름대로 의미 있는 일"이라며 "상·하원 의원, 여행자나 노숙자 누구든 환자로 올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워싱턴DC 응급실만이 갖는 일종의 '매력'이라는 것이었다.

테리 매컬리프 버지니아 주지사는 2014년 선거에서 이기자마자 2008~2011년 버지니아주의 의료이사회 이사로 일했던 그를 곧바로 부장관에 임명했다. 매컬리프 주지사는 리 부차관의 보훈부 발탁에 대해 최근 인터뷰에서 "엄청난 승진(huge promotion)"이라고 표현했다. 리 부차관은 로버트 맥도널드 보훈부 장관 아래 있는 두 명의 차관 중 데이비드 설킨 차관 밑에서 미국 전역의 보훈부 산하 병원과 클리닉을 총괄하는 업무를 맡았다. 병원만 150개나 되고, 그보다 규모가 작은 클리닉은 1400여개로 한 해 830만명의 제대군인을 돌본다. 리 부차관의 부친은 치과의사인 이기동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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