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재산도피 의혹, 중국 前·現상무위원 7명 더 있다

    입력 : 2016.04.06 03:00 | 수정 : 2016.04.06 08:10

    [지구촌 '파나마 페이퍼스' 후폭풍]

    아이슬란드 총리 결국 사퇴, 우크라 대통령도 탄핵 위기 몰려
    反부패 외쳐온 시진핑 정권 당황… 군부非理 관련 기사도 한때 삭제
    베네수엘라 차베스 측근도 수십억원 빼돌린 정황 드러나

    파나마 페이퍼스에 연루된 중국의 상무위원 및 관계자들 사진
    각국 지도층의 해외 재산 도피·탈세 정황을 담은 이른바 '파나마 페이퍼스'에 중국의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인척 이외에 다른 정치국 상무위원 2명의 친·인척도 등장한다는 사실이 5일 추가로 밝혀졌다.

    영국 BBC에 따르면 시 주석의 매형 덩자구이(鄧家貴)가 영국령 버진아일랜드에 회사 2개를 소유한 사실이 드러난 데 이어 공산당 정치국 장가오리(張高麗)·류윈산(劉雲山) 상무위원의 친·인척도 조세 회피지에 유령 회사를 설립하거나 주주로 참여한 사실이 드러났다. BBC는 이들의 이름을 밝히지는 않았다. 국가 최고 지도자인 정치국 상무위원 9명 중 3명의 친·인척이 탈세·재산 도피 의혹을 받게 된 것이다. 여기에 리펑(李鵬) 전 총리의 딸 리샤오린(李小琳) 중국전력국제발전유한공사 사장과 자칭린(賈慶林) 전 상무위원의 외손녀 리즈단(李紫丹) 등 전직 상무위원 5명의 가족 및 친·인척도 등장했다.

    전·현 상무위원 8명이 파나마 페이퍼스에 연루되자 중국에서는 전면적인 보도 통제가 시작됐다. BBC와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 등 중국 내 소셜네트워킹서비스(SNS)에 파나마 페이퍼스와 관련된 많은 댓글이나 외신이 올랐으나 즉각 삭제됐다"고 보도했다. 중국 외교부 훙레이(洪磊)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파나마 페이퍼스 관련 질문에 '포풍착영(捕風捉影·바람을 붙잡고 그림자를 쥔다)'이란 성어를 언급하며 "아무 근거 없는 보도에 대해 논평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반(反)부패를 외쳐온 시진핑 정권이 당황하는 모습도 노출됐다. 중국 군부 사상 최대 '부패 호랑이' 궈보슝(郭伯雄) 전 당 중앙군사위 부주석의 이름이 한때 인터넷에서 사라진 것이 그 예다. 인민해방군 최고 수뇌였던 그는 지난해 수뢰 혐의 등으로 낙마한 뒤 조사를 받아왔다. 중국공산당은 최근 그를 기소하기에 앞서 조사 결과를 장관급 이상 전 부처에 회람시켰다. 일부 부처 홈페이지에 그 내용이 떴고, 관영 매체들은 앞다퉈 궈보슝의 부패상을 전하며 당의 무관용 원칙을 지지했다. 그런데 파나마 페이퍼스 폭로가 나온 4일부터 이런 내용들이 인터넷에서 사라졌다. 궈보슝 관련 기사는 신화통신이 그의 기소 소식을 전한 5일 오후에서야 다시 등장하기 시작했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둬웨이(多惟)는 "궈보슝의 부패상을 나열하는 것이 현 국가 지도자들 이미지에 부담이 된다고 판단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남미의 베네수엘라에선 대표적 포퓰리스트인 우고 차베스 전 대통령 측근이 문건에 이름을 올려 충격을 줬다고 스페인 일간 엘파이스가 4일(이하 현지 시각) 전했다. 차베스가 재임하던 2007년 국토안보부 장관을 지낸 안드리안 벨라스케스와 그 아내는 아프리카 인도양의 세이셸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들어 200만달러(약 23억1020만원) 상당의 자산을 모은 것으로 알려졌다. 엘파이스는 "그들이 차베스와 연결된 사람이라는 점에서 (국민에겐) 큰 충격"이라고 했다.

    인구 33만명 중 3만명 몰려나온 아이슬란드 - 4일(현지 시각)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의회 앞 광장에 시민 3만여 명이 모여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시그뮌뒤르 귄뢰이그손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나온 시민 3만명은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 넘는 인원이다.
    인구 33만명 중 3만명 몰려나온 아이슬란드 - 4일(현지 시각) 아이슬란드 수도 레이캬비크의 의회 앞 광장에 시민 3만여 명이 모여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세운 시그뮌뒤르 귄뢰이그손 총리 퇴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날 나온 시민 3만명은 아이슬란드 전체 인구의 10분의 1이 넘는 인원이다. /EPA 연합뉴스
    인구 33만명인 아이슬란드에선 4일 수도인 레이캬비크 의회 앞에 시민 3만명이 모여 조세 회피처에 페이퍼컴퍼니를 만든 사그뮌뒤르 권뢰이그손 총리 사임을 요구했다. 2009년 경제 위기 당시 발생했던 시위보다 더 많은 인원이 모였다고 현지 언론은 전했다. 권뢰이그손 총리는 앞서 "법을 어긴 것이 없다"며 "사퇴하지 않겠다"고 버텼으나 결국 이날 사퇴 의사를 밝혔다. 그러나 그는 소속 정당인 독립진보연정의 당수직은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3개의 역외 계좌를 유지한 것으로 밝혀진 페트로 포로셴코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잘못한 것이 없다'는 글을 올렸지만 야당은 탄핵을 추진하고 있다. 바하마 소재 무역회사 이사로 등재된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 역시 "모든 것은 적법하게 이뤄졌다"고 조세 회피 의혹을 부인했으나 야당은 구체적 해명을 요구했다.



    [인물 정보]
    중국 국가주석 시진핑은 누구?
    [키워드 정보] 페이퍼 컴퍼니란?
    이전 기사 다음 기사
    기사 목록 맨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