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합

끝나지 않는 논쟁 '성매매 특별법'

인류 역사상 가장 오래된 직업이라고도 불리는 '매춘'은 수많은 논란과 사회적 편견에도 여전히 세계 곳곳에서 그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현재 대한민국에서 '성매매'는 불법이지만 이를 둘러싸고 많은 찬반 의견들이 쏟아진다. 그리고 지난 주 '성매매 특별법'에 대한 8번째 판결이 있었다.

  • 구성=뉴스큐레이션팀 권혜련

    입력 : 2016.04.05 08:11 | 수정 : 2016.04.06 15:07

    지난 3월 31일 성매매특별법 21조 1항에 대한 위헌 여부 심판은 건전한 성풍속을 유지하고 성매매를 자제하는 효과를 위해 규제가 필요하다는 이유로 합헌 결정이 내려졌다. 이번 심판은 성매매에 대한 수많은 논쟁을 낳으며 국가가 개인의 사생활에 어디까지 개입할 수 있는지, 생존을 위해 자발적으로 성매매하는 여성의 기본권은 어떻게 다뤄져야 하는지 등의 의문을 낳았다. 대한민국에서 성매매는 건국 이래 지금까지 불법이다. 하지만 그 순기능과 역기능에 대해서는 찬반을 오가며 여전히 사회 곳곳에서 행해지고 있다.  

    성매매 특별법의 시작


    '성매매 특별법'은 '성매매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과 '성매매방지 및 피해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을 말한다. 2004년 9월부터 실시되었다.

    2001년 한국은 美 국무부에서 실시한 인신매매 보고에서 최하등급인 3등급을 받았다. 2002년에는 군산시에서 유흥주점 출입문이 잠긴 채 성매매를 하던 여성들이 화재로 목숨을 잃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 두 가지 사건으로 국내 성매매 문제의 심각성과 성매매 여성 인권 문제가 제기됐고 이것이 '성매매 특별법'의 단초가 되었다.

    美, "한국, 인신매매 방치" 3등급 분류
    군산 유흥가 화재, 출입문 잠겨 사상자 늘었다

    이전에도 성매매를 규제하는 법률로는 '윤락행위 등 방지법'이 존재했다. '윤락행위 등 방지법'에서는 성을 구매한 사람, 판매한 사람이 모두 처벌받도록 하고 있었지만 당시 실질적인 처벌은 거의 이루어지지 않았다. '성매매 특별법'에서도 성판매자와 성구매자를 모두 처벌하도록 한다. 또한 이전 '윤락행위 등 방지법'에서 윤락행위는 '성행위'만을 대상으로 보는 반면, '성매매 특별법'에서는 유사 성행위까지 규제의 대상으로 삼고 있다. 성매매 알선 역시 권유·알선 뿐만 아니라 장소와 건물 및 토지를 제공하는 행위까지 포함하고 있어 제재 범위가 훨씬 넓어졌다. 

    다만 여성이 성매매를 강요받은 사실이 입증될 경우 '성매매 피해자'로 분류돼 구제를 받고 업주와의 채권·채무 관계까지도 무효로 처리될 수 있도록 한다. 자발적 성을 구매하고 판매하고 알선한 자들에 대해서 처벌과 규제가 강력해진 것이다. 2004년 9월 23일 발효된 이 법을 두고 윤락가 업주들과 관련 업자들은 '9·23 테러'라고 부르며 심하게 반발했다.

    7번의 헌법소원

    지금까지 성매매 특별법과 관련된 헌법소원은 총 7차례 있었다. 모두 성구매 남성 또는 성매매 업자 또는 건물주에 의해 제기되었다.

    첫번째 헌법소원은 2004년 한 남성이 원만하지 못한 부부생활을 근거로 성매매 특별법이 자신의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고 낸 것이다. 이에 헌법재판소는 기본권이 침해된 것이 아니고 헌법 심사 청구의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며 심리를 하지 않는 '각하' 결정을 내렸다. 2005년에는 스포츠 마사지 업소 운영자가 성매매를 할 의사가 없음에도 '성매매 특별법'으로 인해 가게가 도산위기에 처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으나 역시 '각하' 결정을 받았다.

    2006년 '미아리 텍사스' 집창촌 건물주와 관리자 11명이 단체로 재산권을 침해받았다며 헌법소원을 냈다. 이 때 성매매 장소 제공 역시 성매매 알선을 용이하게 해 이득을 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합헌이라는 결정이 나왔지만 재산권이 침해되어 위헌이라는 하나의 소수의견도 존재했다. 2008년엔 성구매 남성이 성매매 금지가 기본권 침해라고 주장했으나 헌법재판소는 이 법의 입법 목적이 성매매자 처벌에 있지 않기 때문에 청구 자체가 부적법하다며 각하 결정을 내렸다.

    2012년 성매매업자에게 건물과 장소를 임대한 임대업자가 처벌과 수익 몰수가 부당하다며 위헌을 주장했으나 역시 합헌 결정이 나왔다. 같은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주장을 하는 헌법소원이 제기됐으나 기본권 침해 가능성이 없다는 이유로 각하되었고 2013년엔 미혼 성인 남녀가 성매매한 것을 처벌하는 것은 기본권에 침해된다는 주장 또한 각하 결정이 나왔다.

    위헌법률심판

    2012년 7월 화대 13만원에 성매매를 하다가 적발된 여성 김모씨가 "성매매가 아니면 생계를 유지할 수 없는데 이를 처벌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결정권 등 기본권 침해"라며 위헌법률심판을 신청하면서 시작됐다. 서울북부지법은 이를 받아들였고 헌법재판소에 사건을 넘겼다.

    지금껏 성매매 특별법 헌법소원 모두 합헌·각하 결정
    자발적 성매매 처벌 특별법 6대3으로 또 합헌 결정
    헌법재판소의 자발적 성매매 처벌 규정 합헌 결정이 내려진 31일 오후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대심판정 앞에서 한 한터전국연합회 성노동자 대표가 눈물을 흘리며 헌재를 떠나고 있다. /연합뉴스

    이번 심판은 성 구매자가 아니라 자발적 생계형 성매매 여성을 처벌해야 하는지가 쟁점이었다. 2012년 법원도 헌재에 심판을 제청하면서 "건전한 성 풍속 확립을 위해 성매매를 전면적으로 금지한 것은 정당하지만, 자발적 성매매 행위를 교화가 아닌 형사처벌 하는 것은 국가형벌권의 최후 수단성을 벗어나 적절한 수단이 되지 못하며, 착취나 강요가 없는 성인 간의 성행위를 처벌하는 것은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을 침해한다는 의심이 든다"고 밝혔었다. 하지만 헌재는 2016년 3월 31일 재판관들은 이날 "성(性)행위는 개인이 자율적으로 결정하는 사적(私的) 영역이지만, 그것이 외부로 드러나 사회의 건전한 성풍속을 해칠 때는 마땅히 법적 규제를 받아야 한다"며 재판관 6대3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다.


    성매매 특별법을 둘러싼 찬반 입장

    /출처 : 조선DB

    기본권 침해 여부

    찬성
    성적자기결정권·생존권
    기본권을 침해한다

    '성매매 특별법'을 반대하는 입장에서는 '성매매 특별법'이 '성적 자기 결정권'을 침해한다고 본다. 착취나 강요없는 성인 간의 성매매는 개인의 내밀한 사생활 영역에 속해 국가가 나서서 개입할 수 없으며, 이것이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해악을 미친다고 보기 어렵다는 의견이다. 사회적으로 생계 곤란이나 여러 형편으로 인해 성매매에 나서는 여성의 직업 선택의 자유까지 침해돼 이들의 생존권마저 불안하게 만든다는 이유도 들고 있다. 실제로 성매매를 자발적으로 선택한 여성들은 대부분 교육수준이 낮으며 생계를 꾸려갈 특별한 기술이나 자본을 가지지 못한 상태이다.

    반대
    건전한 성문화위해 필요
    기본권 침해하지 않는다

    '성매매 특별법'을 찬성하는 입장에서는 앞서 반대 편에서 주장하는 기본권 침해 소지가 없다고 얘기한다. 성매매는 금전을 매매로 이뤄지는 지배관계이기 때문에 성적 자기결정권의 문제로 볼 수 없으며 오히려 인간의 성을 상품화함으로써 성 판매자의 인격적 자율성을 침해할 수 있다는 것이 헌법재판소의 의견이다. 직업 선택의 자율에 대해서도 위험성에 비춰볼 때 성매매를직업의 자유로 보호할 대상으로 볼 수 없다고 말한다. 또한 자율적 성매매가 타인에게 피해를 주거나 해악을 미치진 않지만 사회 전반적으로 성을 상품화하고 성범죄가 발생하기 쉬운 환경을 만들며 건전한 성풍속을 허물어뜨리는 악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성매매 특별법 공개변론] "인권 유린" 對 "생계형은 처벌 말아야"
    위헌 심판대 오른 성매매특별법, 네 가지 법리적 쟁점


    실효성에 대한 의문

    찬성
    숨어 영업하는 성매매 업소 늘어나
    실효성이 없다

    '성매매 특별법'가 실효성이 없다는 사람들이 가장 많이 얘기하는 것은 성매매의 음성화와 풍선효과이다. 실제로 2004년 이후 집창촌과 유흥업소의 영업은 줄었지만, 암암리에 노래방, 안마시술소, 인터넷 채팅 등을 통해 이뤄지는 변종 업소들이 늘었다. 이에 대해 규제 단속 대상이 되는 기존 성매매업자들의 반발이 거셌다. 실효성이 없다고 얘기하는 사람들의 전제는 성매매 자체를 하나의 필요악으로 보는 것이다. 성욕을 해소할 창구로서 필요한 성매매 산업을 법으로 규제하기 때문에 오히려 음성적 변태적 업소을 늘어나고, 이것이 사회에 더욱 안좋은 영향을 끼친다는 것이다. 법 자체가 유명무실하다는 의견이 제기 되고 있다.

    인형방·포옹방·스토리방… 진화하는 변종 성매매

    반대
    단속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
    실효성이 없다고 없앨 수는 없다

    '성매매 특별법'의 실효성에 대해서 찬성 쪽 입장은 법에 따른 단속과 처벌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탓이라고 얘기한다. 또한 '성매매 특별법'의 목적 자체가 틀린 것이 아니므로 효과가 미비하다고 해서 법을 무력화할 수는 없다고도 말한다. 예를 들면 성범죄 사건이 많아졌다고 사람들이 성폭력특별법을 없애자고 얘기하지 않는 것처럼 성매매가 오히려 음성화되고 대형화되는 움직임이 있기 때문에 폐지를 얘기할 것이 아니라 성매매특별법을 어떻게 강하게 실천해나갈지에 대해 얘기해야 한다는 것이다.

    인터넷, 어플을 통한 성매매의 음지화에 대해서도 '성매매 특별법'으로 인한 것이라기 보다 디지털 시대의 변화에 따른 현상이라는 의견을 내고 있다.

    "성매매특별법 위헌 주장은 성범죄 늘었다고 성폭력법 없애자는 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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