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철 '발레 대전(大戰)'이 시작됐다. 국립발레단(예술감독 강수진)의 '라 바야데르'와 유니버설발레단(단장 문훈숙)의 '백조의 호수'가 나란히 무대에 오른 것. 고전 발레의 대명사인 '백조의 호수'는 지난 23일 개막해 4월 3일까지 유니버설아트센터에서, 발레계의 블록버스터로 불리는 '라 바야데르'는 30일 개막해 4월 3일까지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공연된다.

두 발레단은 올 시즌 첫 작품에서 '장기전'(유니버설발레단)과 '집중전'(국립발레단)의 각각 다른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2회의 장기 공연, 국립발레단은 대형 극장에서 6회 공연을 하는 것. 연말의 '호두까기 인형'이 아닌 발레가 일주일 넘게 장기 공연을 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사진 왼쪽)유니버설발레단 ‘백조의 호수’의 황혜민과 콘스탄틴 노보셀로프. (사진 오른쪽)국립발레단 ‘라 바야데르’의 김지영.

[강수진 국립발레단 예술감독은 누구?]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은 누구?]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면 두 발레단이 각각 정기 공연의 작품당 관객 수를 최대 1만~1만2000명쯤으로 잡고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다. 2200석 규모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이 6회 공연으로 이 수요를 채울 수 있는 반면, 1082석의 유니버설발레단은 그 곱절의 횟수가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장기전'은 좀 더 많은 무용수가 주연의 기회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라 바야데르'에서 주인공 니키아 역에 출연하는 여성 무용수는 4명(김지영, 이은원, 김리회, 박슬기)이고, '백조의 호수'는 여주인공 오데트 및 오딜 역을 5명(황혜민, 홍향기, 강미선, 예페이페이, 예카트리나 크리사노바)의 무용수가 번갈아 맡는다. 훨씬 대규모 공연장에서 열리는 '집중전'은 적은 공연 횟수로 출연진의 역량을 강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유니버설발레단의 '백조의 호수'는 지난 주말 공연에서 우아하고 매혹적인 군무와 주역 무용수의 고난도 기교로 관객을 사로잡았다. '튀튀(발레리나의 의상)의 향연'이라 불리는 백조 군무 장면과 흑조 오딜의 푸에테(연속 32회전)는 큰 찬사를 받았다. 2014년 강수진 예술감독 부임 이후 첫 작품이었던 국립발레단의 '라 바야데르'는 2년 동안 향상된 단원들의 역량을 볼 수 있다. 피날레 '망령의 왕국'에서 펼쳐지는 32명의 군무가 특히 인상적이다. (02)587-6181(국립발레단) 070-7124-1737(유니버설발레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