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맞서는 창의·공감 능력 가르친다

  • 연세대학교 김용학 총장

    입력 : 2016.03.30 03:00

    연세대학교 김용학 총장

    연세대학교 김용학 총장
    연세대학교 김용학 총장
    21세기 커다란 문명사적 변화가 우리사회에 도래하고 있는 이때에 산업화 시대 대학 모델을 넘어서 지식 네트워크 시대에 맞는 '새로운 대학'의 역할이 필요한 때이다. 대학은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미지의 세계를 향해 나아가고 있다. 과학기술의 급속한 발전과 정보통신수단의 발달은 대학의 교육과 연구의 환경을 송두리째 바꾸어 놓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대학들은 아직도 산업사회의 틀 안에 갇혀 변화를 주저하고 있다.

    대학은 지금 빠르게 진행되는 사회 변화에 선도적으로 대응해야 한다. 스스로를 바꾸고 대한민국 고등교육의 비전을 제시해야 할 때이다. 연세대학은 대학이 도전해야 할 세 가지 과제에 주목하고 대비해 나가고 있다.

    첫째, 100세 시대에 대비하여 교육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어야 한다.

    인공지능 맞서는 창의·공감 능력 가르친다
    서울 서대문 연세대학교 신촌캠퍼스 전경. 연세대는 앞으로 다가올 ‘100세 시대’에 대비해 교육 방식을 획기적으로 바꾸고, 서로 다른 전공이나 캠퍼스 사이 연구 네트워크도 더 활성화하겠다는 계획이다. / 연세대 제공
    의학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하여 바야흐로 장수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우리 학생들이 대학교를 졸업한 이후, 평생 어떤 사회에서 살아갈지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다. 최근 인공지능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대국에서 보듯 머지않아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을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2045년이면 올해 입학한 신입생이 50세쯤 될 것이고, 그들은 그 후에도 50년을 더 살아갈 것이다. 대학은 이들이 평생 사용할 수 있는 내용을 가르쳐야 할 과제를 안고 있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일을 대체하는 시대가 와도,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가르쳐야 한다. 인간만이 할 수 있는 사고능력을 가르치려면 지식전달 위주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하고, 기존의 교육내용과 방법을 바꾸어야 한다. 2100년까지 살아갈 학생들이 필요로 하는 것은 생각하는 능력, 상상력, 그리고 창의력이다.

    다행히 연세대학교는 이미 수년 전부터 국제캠퍼스와 원주캠퍼스의 RC(Residential College) 교육을 통해 1학년 때부터 창조적으로 생각하는 방법을 교육하고 있다. 1년 동안 함께 먹고 생활하면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공유하는 기숙형 대학에서의 경험을 통해 우리 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여러 사회문제를 도전적으로 해결하는 인재로 성장해 가고 있다.

    둘째, 대학은 네트워크 사회에 대응해야 한다. 네트워크 사회에서는 누구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가 경쟁력의 원천이 된다. 지식은 이질적인 다른 지식과 연결되면서 새로운 지식을 만든다. 앞으로 대학의 연구력은 이질적인 지식이 결합하는 방식에 달려 있다. 연세대학교는 서로 다른 전공 간 그리고 캠퍼스 간의 연구네트워크를 활성화하기 위해 다양한 소통의 공간을 마련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대학교육도 문과-이과의 구분을 뛰어넘어 타 분야 연구자와 대화할 수 있는 능력을 키워줘야 한다. 새로운 교육을 통해 지능(intelligence)의 향상뿐만 아니라, 이미 세상에 존재하는 스마트한 아이디어들을 연결하는 '외지능(extelligence)'도 향상시켜야 한다. 창의력이란 무에서 유를 만들어내는 능력이 아니라, 이미 있는 것들을 연결시켜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생각의 네트워킹' 능력이기 때문이다.

    끝으로, 대학교육은 '공감문명'의 도래에 대비해야 한다. 미래사회에서는 개인의 이익을 추구하던 사회적 가치체계가 서로 존중하고 배려하며 아픔과 기쁨을 함께 나누는 공감의 가치체계로 바뀔 것이다. 따라서 대학은 교육을 통해서 단순한 물질적 자원과 재능의 나눔을 넘어 기회마저도 함께 나누는 사회를 만드는 데 기여해야 한다. 연세를 세운 선각자들이 우리에게 심어준 가치가 바로 이런 나눔의 문화이기도 하다.

    연세대학교는 '진리와 자유'의 기독교 정신에 바탕을 둔 공동체이다. 창립정신에 배어 있는 도전과 창조, 소통과 공감, 나눔과 배려, 섬김과 존경이라는 가치를 공유하는 연세인의 정체성은 바로 미래사회에 도래할 '공감문명'의 기본 가치와 정확히 맥을 같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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