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이 중국 최고 지도자로는 최초로 체코를 방문해 아시아·유럽을 관통하는 일대일로(一帶一路·신실크로드)의 유럽 거점 다지기에 나섰다.
중국 외교부와 신화통신 등에 따르면 시 주석은 28일(현지 시각) 체코의 수도 프라하에 도착해 사흘간의 국빈 방문 일정을 시작했다. 시 주석은 밀로시 제만 체코 대통령이 마련한 환영식에 참석한 뒤 양국 정상회담을 가졌다. 제만 대통령은 2014년 방중(訪中)에 이어 지난해 9월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항일전쟁 승리 70주년 기념 열병식에도 참석했다. 그는 유럽연합(EU) 회원국 대통령 중 중국 열병식에 참석한 유일한 대통령이었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그에 대한 답방 성격으로 중국 최고 지도자가 체코를 방문하는 것은 양국 수교 67년 만에 처음이다. 2013년 취임 이래 시 주석이 동유럽 국가를 찾은 것도 처음이다.
일대일로를 경제성장의 중요 지렛대로 삼으려는 체코 정부는 시 주석 방문에 앞서 일대일로 프로젝트에 호응할 구체적 협력안을 제시하는 등 적극적인 구애를 펼쳤다. 제만 대통령은 시 주석을 중세 고성(古城) 양식의 대통령 별장에 초대했다. 이곳에 초대받은 외국 정상은 시 주석이 처음이라고 중국 언론들은 보도했다.
중국 영자지 차이나데일리는 시 주석이 이번에 18억5000만달러(약 2조원)의 돈 보따리를 풀어놓을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커칭 주(駐)체코 중국 대사는 "중국은 프라하를 중·동유럽에서 중국의 금융 허브로 만들 계획을 갖고 있다"며 "체코와 금융 협력을 강화하고 무역·투자에서 양국 화폐 사용을 확대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