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적은 없었다… 줄기세포 사기꾼만 있을뿐

조선일보
  • 박건형 기자
    입력 2016.03.28 03:00

    스웨덴 마키아리니 교수 '인공기도 이식 논문' 모두 허위
    한국계 해나양 치료로도 유명세… 수술 받은 6명 사망, 2명 중태

    마키아리니 교수(왼쪽), 해나 워런.
    마키아리니 교수(왼쪽), 해나 워런.
    2010년 한국인 어머니와 캐나다인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해나 워런양은 선천적으로 기도(氣道)가 없는 기도발육부전이라는 희귀병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았다. 아픔 속에서도 밝은 미소를 잃지 않던 해나의 투병기는 '해나의 기적'이라는 방송사 다큐멘터리를 통해 2013년 한국에 알려졌다. 그해 4월, 해나는 파울로 마키아리니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 흉부외과 교수로부터 줄기세포로 만든 인공 기도 이식 수술을 받았지만 두 달을 넘기지 못하고 세상을 떴다.

    해나의 수술을 맡았던 마키아리니 교수는 당시 '기적의 명의(名醫)'로 불렸다. 사람들은 수술이 일찍 이뤄지지 않은 것을 안타까워했다. 하지만 그가 조작과 과장으로 명성을 얻었으며, 해나가 받았던 수술이 성공한 적이 한 번도 없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스웨덴 카롤린스카 의대는 지난 24일 "마키아리니 교수를 조사한 결과, 심각한 윤리 문제들이 발견돼 즉시 해고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마키아리니 교수는 2008년 줄기세포를 이용한 인공 기도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의 인공 기도는 이식 시 면역거부 반응이 심했다. 마키아리니 교수는 환자의 기도를 본뜬 틀을 만든 뒤 그 위에 환자 자신의 줄기세포가 자라나도록 했다. 환자의 세포로 만들기 때문에 이론상으로는 거부반응이 일어나지 않는다고 했다.

    마키아리니 교수는 인공 기도 이식이 성공했다는 논문을 2011년부터 국제학술지에 잇따라 발표하면서 의학계의 수퍼스타가 됐다. 하지만 논문의 내용이 실제와 달랐다는 의혹이 2014년 말 제기됐다. 카롤린스카 의대가 조사팀을 꾸렸다. 그 결과 마키아리니 교수는 국제학술지 '랜싯'에 발표한 논문에서 "환자의 상태가 5개월 뒤 호전됐다"고 밝혔지만, 실제로 그는 환자 상태를 살핀 적도 없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수술을 받은 8명 중 해나를 포함한 6명은 6개월 내에 숨졌고, 살아 있는 2명도 위독한 상태였다. 조사팀 관계자는 "그가 설명한 대로 상태가 나아진 경우는 한 건도 없었다"면서 "사람을 대상으로 동물 실험을 한 것이나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그와 함께 일한 연구팀 중 연구 내용을 정확하게 아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마키아리니 교수는 평소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프란치스코 교황이 소개한 VIP 환자를 진료했다"고 말했지만 이것 역시 거짓말이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그러나 마키아리니 교수는 국제학술지 '네이처'와의 인터뷰에서 "조사결과를 인정할 수 없으며, 명예를 찾기 위해 법적 소송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키워드 정보] 줄기세포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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