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는 26일은 천안함 폭침 사건 6주기가 되는 날이다. 세월이 흐르는 물보다 빠르다는 생각과 함께, 아픈 기억일수록 빨리 잊곤 하는 우리 속내를 들여다보는 것 같아 죄스러운 마음이 든다. '세월이 약'이라는 말도 있지만, 유가족과 58명 천안함 생존 승조원에게는 악몽의 계절이 다시 돌아온 것이다.
지금 한반도 정세는 천안함 폭침 사건 이후 가장 위험한 상황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은 잇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로 한반도의 평화를 크게 위협하고 있는데도 정부와 여야는 온통 4·13 총선에 몰입해 있다. 방송마다 총선 관련 뉴스와 소식이 넘치고, 국민은 피로감만 누적돼 간다. 북한의 잦은 전쟁놀음에 둔감해진 우리가 심각한 안보 불감증에 빠진 것은 아닌지 화들짝 놀라곤 한다. 천안함 폭침 사건에서도 확인했지만, 안보에서는 단 한 치의 빈틈도 허락되지 않는다. 안보는 국가 존재와 국민 생존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천안함 폭침 사건 6주기를 맞아 재삼 다져야 할 각오들이 있다. 무엇보다 폭침의 재발을 근원적으로 차단할 모든 전술을 상비화해서 바다에서의 전승 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런 근본적 해결이 이루어져야만 앞서간 천안함 46 용사의 죽음 역시 헛되지 않을 것이다. 나아가 전사자 유가족의 생활이 좀 더 순조롭도록 재점검하고, 필요하다면 도움을 주어야 한다. 자녀들의 성장과 학업에 어떤 지원이 필요한지도 한 번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 국민과 정부가 끝까지 관심을 갖고 응원하고 있다는 것을 유가족이 느끼게 해야 한다. 그다음은 생존한 해군 장병들에 대한 관심과 성원이다. 여전히 현역으로 활동하든 혹은 전역해서 시민으로 돌아갔든 용기와 격려를 계속 보내야 한다. 58명의 천안함 생존 승조원들은 절체절명의 위기에서 일치단결해 버텨낸 우리 용사들임을 잊어선 안 된다. 함장에서 수병에 이르기까지 그들 모두가 보여준 영웅적 단결은 우리 군의 희망이고 비전이다.
이제 냉정하게 천안함 폭침 사건을 되돌아봐야 한다. 이번 6주기 행사는 떠들썩할 뿐 의례적이고 관념적인 행사가 아니라, 엄숙한 가운데 104명의 천안함 전체 용사와 유가족을 위한 행사가 돼야 한다. 더불어 국민 모두가 마음과 가슴으로 희생 장병을 추모하고 기억하는 행사가 되었으면 한다.
입력 2016.03.23. 0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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