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軍, 24년만에 필리핀 再주둔… 기지 5곳 확보

입력 2016.03.22 03:00

남중국해 중국의 위협 커지자 방위협력확대협정 체결해 유치

필리핀
미국이 24년 만에 다시 필리핀에 미군을 주둔시킨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0일(현지 시각) 미국과 필리핀이 워싱턴DC에서 고위급 협상을 갖고 필리핀의 공군기지 4곳과 육군 부대 1곳을 미군이 사용할 수 있도록 합의했다고 보도했다. 미군은 1991년 필리핀 의회가 미군 주둔 연장 안을 부결하면서 이듬해 철수했는데, 2014년 양국이 방위협력확대협정(EDCA)을 체결해 미군 주둔의 근거를 다시 만들었다.

필리핀이 미군 주둔을 허용한 것은 남중국해에서 중국이 위력을 과시하면서 필리핀을 압박하기 때문이다. 특히 중국이 1997년 필리핀 소유인 코타 섬과 파나타 섬을 무력 점령하고, 이 지역에 군사시설을 만들었는데도 국제사회, 특히 미국이 전혀 관심을 갖지 않자 미국과의 협력 강화에 나섰다. 2012년부터 미국과 재주둔 관련 협상을 벌였고, 대법원도 최근 미군 주둔이 합헌이라는 판결을 내려 이를 뒷받침했다. 이번에 개방하는 안토니오 바티스타 공군기지는 중국이 최근 군사장비를 대거 설치한 파라셀군도의 우디섬과 가까운 팔라완 섬에 있다. 이에 대해 중국은 "남중국해의 평화는 미국이 깨고 있다"며 "미국이 이 지역에 공격형 첨단 무기를 배치하려고 한다"고 비난했다.

필리핀은 수도 마닐라 북부의 바사, 민다나오의 룸비아, 세부의 막탄-베니토 에부엔 공군기지 3곳과 팔라얀의 포트 막사이사이도 미군에 개방한다. 룸비아 공군기지는 수니파 무장세력인 이슬람국가(IS)에 대한 양국의 우려를 반영한 결과다. IS가 동남아시아에서 세력 확장을 하기 위해 필리핀 내 이슬람 반군들이 활동한 민다나오 지역을 노리고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었다.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다음 달 필리핀을 방문해 미군 파병 세부 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미군은 그동안 합동군사훈련을 할 경우, 최장 14일 동안 필리핀 내에 머물 수 있었다. 하지만 방위협력확대협정을 맺으면서 10년간 미군이 필리핀 군사기지에 접근하거나 이용할 수 있게 됐고, 미군 배치 지역에 별도 시설물을 설치할 수 있는 권한까지 갖게 됐다. 사실상 미군기지를 별도로 만들 수 있는 수준이다. 협정을 계속 연장하면 영구 주둔도 가능하다.

필립 골드버그 주(駐) 필리핀 미국 대사는 "미국의 아시아 재균형 정책을 강화하고, 필리핀과의 동맹 관계를 격상시키는 것이 큰 의미"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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