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 이제팡씨가 묘목을 어깨에 메고 사막 길을 걸어가고 있다.

중국의 한 60대 부부가 세상을 뜬 아들의 소망을 이뤄주기 위해 사막에서 12년간 20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고 베이징청년보가 19일 전했다.

양안타이(楊安泰)·이제팡(易解放) 부부는 지난 2004년부터 네이멍구(內蒙古) 사막에서 나무 심기 사업을 벌였다. 부부는 쿠룬치커얼친 사막에 6.6㎢ 규모의 산림을 조성한 데 이어 아라산 사막에 8.6㎢ 규모의 산림을 조성 중이다.

부부가 나무 심기에 매달리게 된 것은 아들의 갑작스러운 죽음 때문이었다. 상하이 출신인 부부는 1980년대 일본 도쿄로 이주해 양씨는 한의원을 운영하고 이씨는 여행사에 근무했다. 2000년 대학생이던 외아들 양루이저가 교통사고로 사망하면서 부부는 절망에 빠졌다. 부부를 다시 일으킨 것은 아들이 숨지기 2주 전 말했던 소망이었다. 아들 양씨는 중국 북부 지역 모래 폭풍의 심각성을 다룬 TV 프로그램을 시청한 후, "엄마가 은퇴하고 네이멍구 사막에서 나무를 심고 있으면 나도 졸업 후에 가서 돕겠다"고 했었다. 부부는 아들이 숨진 지 3년 만에 일본 생활을 정리하고 중국으로 돌아가 아들의 소망을 이뤄주기로 했다.

네이멍구 지방정부를 찾아간 부부는 "10년간 110만그루의 나무를 심어 산림을 조성하고 20년간 관리한 뒤 무상으로 돌려주겠다"는 계약을 체결했다. 계약서에는 아들 양루이저 이름도 들어갔다. 2009년 부부의 사연이 중국 방송국의 전파를 타면서 중국의 주요 공익단체와 대기업으로부터 나무 심기 사업 후원이 쏟아졌다. 이씨는 "우리 사연을 듣고 자녀를 잃은 부부들이 나무를 심으러 많이 왔다. 그들에게 '당신의 아이가 나무가 되어 오랫동안 세상에 남아 있을 것'이라고 말해주곤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