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최대 문화콘텐츠 축제도… IT 날개 달았네

    입력 : 2016.03.16 03:00

    오스틴 '사우스바이…' 축제에 18개국 310개 IT 기업 참가
    요덕수용소 출신 탈북자 강연선, 'USB 北 보급 캠페인' 소개도

    IT 기술의 트렌드를 가늠하는 풍향계가 문화를 가리키기 시작했다. 14일(현지 시각) 미국 텍사스주(州) 오스틴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복합 문화 축제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에서 진행된 IT 기업 박람회에서는 문화 콘텐츠와 IT 기술을 접목시킨 기업들이 주목을 받았다. 1987년 오스틴 지역 음악 축제로 시작한 SXSW는 음악뿐 아니라 영화와 IT 박람회 및 콘텐츠산업 콘퍼런스가 열리는 세계 최대 문화 축제. 지난 11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레이건 전 대통령의 부인 낸시 여사 장례식에 가는 대신 이 축제 기조연설자로 나서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뉴욕타임스는 "SXSW박람회는 전 세계 수백개의 벤처·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들이 참가해 IT 업종의 최신 트렌드를 가장 먼저 읽을 수 있는 곳"이라고 평가했다. 트위터(2007년)가 이 박람회를 통해 세계로 퍼져 나간 것이 좋은 예다. 18개국 310개 IT 기업이 참가한 올해 박람회의 키워드는 'IT와 콘텐츠의 만남'이었다.

    14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의 IT 박람회에서 외국인이 피부 상태를 측정해 본인에게 잘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한국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웨이’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14일 미국 텍사스 오스틴에서 열린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XSW)’의 IT 박람회에서 외국인이 피부 상태를 측정해 본인에게 잘 맞는 화장품을 추천해주는 한국 스타트업(창업 초기 기업) ‘웨이’의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다. /한국콘텐츠진흥원 제공

    ◇가상현실, 기술보다 중요한 건 콘텐츠

    "가상현실 기술 그 자체보다 중요한 건 그걸로 뭘 보여줄 것인가입니다." SXSW의 IT 박람회 부문 총책임자인 휴 포레스트는 "지금 IT 산업의 최대 관심사는 가상현실"이라며 이 가상현실 기술이 제대로 된 콘텐츠와 결합했을 때 "삶의 혁명이 일어날 것"이라고 강조했다. 가장 많은 관람객이 몰린 곳도 가상현실이었다. 삼성과 다큐멘터리 채널 '디스커버리'가 협업해 만든 가상현실 체험 부스는 하루 종일 북적댔다. 미국 그랜드캐니언에서 외줄 타기 체험을 하는 3분 분량의 VR 영상은 협곡의 웅장한 모습은 물론 외줄 타기를 할 때 느끼는 바람까지 완벽하게 재연했다. 미 항공우주국(NASA)도 가상현실과 자신들이 보유한 우주여행 콘텐츠를 결합한 체험 부스를 설치해 인기를 끌었다.

    ◇문화생활 바꿀 아이디어 경연

    박람회에 참가한 한국의 스타트업들 중에서도 문화 콘텐츠와 IT를 결합한 참가자들이 주를 이뤘다. 동영상을 찍어 친구들과 공유하는 서비스인 '얼라이브'는 이미 회원 수 100만명을 확보했는데, 그중 70% 이상이 미국인이다. 인스타그램처럼 즉석에서 동영상을 찍은 뒤 특수 효과를 넣어 편집까지 할 수 있어 특히 10대 청소년들 사이에서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고객 취향에 따라 미술 작품을 대여해주는 '오픈갤러리', 즉석에서 피부 건조도나 피부 나이 등을 측정해주는 기기와 함께 화장품까지 추천하는 '웨이' 같은 기업도 주목을 받았다.

    ◇한류 드라마 담은 USB 북한 배포

    북한 인권 단체 ‘노체인’이 만든 김정은 포스터. 입이 있어야 할 자리에 USB 꽂는 구멍이 그려져 있다. ‘정보’로 북한 체제를 바꿀 수 있다는 의지를 담았다.
    북한 인권 단체 ‘노체인’이 만든 김정은 포스터. 입이 있어야 할 자리에 USB 꽂는 구멍이 그려져 있다. ‘정보’로 북한 체제를 바꿀 수 있다는 의지를 담았다. /노체인 제공

    14일 오후 5시(현지 시각) 오스틴 JW메리어트호텔에서는 북한 인권 문제를 주제로 한 탈북자 강연이 열렸다. '북한 해방을 돕기 위한 기술 사용'이 주제였다. 요덕수용소 수감자 출신으로 북한 인권단체 '노체인'을 이끌고 있는 정광일씨는 USB를 보여주며 "이 작은 도구가 억압된 북한 주민들의 해방을 도울 수 있다"고 했다. 2009년 시작된 '북한 내 USB 유입 작전' 얘기였다. 그는 "USB에 한류 드라마, 대중음악, 기독교 예배 영상 등을 담아 통관 상품으로 둔갑시키거나 두만강 국경 밀수 등을 통해 북한 사회에 배포하고 있다"고 했다.

    북한서 한류 드라마와 음악이 유행하면 북한 주민들이 자신들이 속한 세계에 대해 회의를 느끼게 돼 내부로부터 변화를 이끌어낼 동력이 된다는 설명이었다. 정씨는 전 세계로부터 USB를 기증받아 북한 보급용으로 재활용하는 '플래시 드라이브 포 프리덤(Flash Drives for Freedom)' 캠페인도 소개했다.

    강연장 입구에서는 입 대신 USB 꽂는 구멍이 그려진 김정은의 얼굴 초상화〈작은 사진〉가 청중을 맞았다. 벽에도 김정은의 입으로 그려진 USB 구멍이 촘촘히 뚫려 있었다. 이 구멍에 USB를 꽂는 것은 북한 주민에게 바깥소식을 알려주는 동시에 폭정을 자행하는 김정은의 입을 틀어막는 행위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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