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종인의 칼날, 처음부터 이해찬·정청래 겨냥했다

조선일보
  • 김아진 기자
    입력 2016.03.15 03:00

    [金, 당헌·당규까지 바꾸며 공천권 강화한 건 두 사람 쳐낼 목적]

    - 더민주 '현역 물갈이' 마무리
    친노·갑질 상징적 인사들 날려… 이미경 등 주류 중진들도 컷오프
    차기대선 준비 '젊은 친노'는 생존… '親문재인' 초·재선 많이 살아남아

    더불어민주당은 14일 이해찬, 이미경 의원 등을 탈락시키며 현역 의원 물갈이를 사실상 마무리했다. 김종인 대표가 주도한 이번 물갈이를 통해 친노(親盧), 운동권·재야 출신 등 야당의 주류(主流)에 균열이 생겼다. 야권(野圈) 관계자들은 "친노, 막말·갑질, 운동권 정치 웰빙족 하면 떠오르는 대표적 인사들을 쳐내면서 물갈이 효과는 확실히 누렸다"고 했다. 그러나 친노·주류 중에서 야당의 차기 대선을 준비해야 할 40~50대 핵심 인력들은 생존했다.

    ◇상징적 인물 골라 메스

    더민주는 14일까지 현역 의원 21명을 공천에서 배제했다. 여기에 스스로 불출마를 선택한 문재인 전 대표와 최재성 의원, 김용익·홍종학 의원을 합치면 25명이 '물갈이'된 셈이다. 더민주는 현역 의원 컷오프 때마다 주로 "경쟁력이 낮다"는 이유를 댔다. 하지만 당 관계자들은 "실제로는 국민 눈높이로 볼 때 낙제점을 받은 주류 의원들이 '정무적 판단'이란 말로 날아갔다"고 했다. 그 중심에 이해찬 의원과 정청래 의원이 있었다. 이 의원과 정 의원은 경쟁력 조사에서 나쁘지 않은 점수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당 관계자는 "김종인 대표가 처음부터 친노 핵심과 막말의 아이콘인 두 사람의 컷오프를 계획했던 것 같다"며 "이 때문에 당 지도부의 공천 권한을 강화하기 위해 당헌·당규까지 바꾼 것"이라고 했다. 김종인 대표와 홍창선 공천위원장이 가장 많은 의견을 주고받은 것도 이 의원과 정 의원의 문제였다. 홍 위원장은 이날 기자와 만나 "택시를 타고 다니면서 들어보니, 당 결정과 민심이 정확히 일치했다"고 했다.

    김종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영선 비대위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총선 한달 앞으로… 파이팅! - 김종인(오른쪽)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박영선 비대위원이 14일 국회에서 열린 비대위 회의에 앞서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 대표는 이 회의에서 이해찬 의원 공천 탈락을 결정했다. /이덕훈 기자
    1988년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던 김종인 민주정의당 후보, 권태오 신민주공화당 후보, 이해찬 평민당 후보 (왼쪽부터).
    28년前의 김종인과 이해찬 - 1988년 총선에서 서울 관악을에 출마했던 김종인 민주정의당 후보, 권태오 신민주공화당 후보, 이해찬 평민당 후보 (왼쪽부터). 당시 이 후보가 김 후보를 꺾고 국회에 입성했다. /연합뉴스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까운 노영민, 윤후덕 의원은 시집(詩集) 강매 논란과 로스쿨 딸 취업 청탁 의혹으로 '갑질의원' 꼬리표를 달았고 이후 컷오프됐다. 윤 의원은 공천위 면접에서 상당히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젊은 공천위원들이 "안타깝지만 여론 때문에 어쩔 수 없다"며 공천에 반대했다. 주류 중진들도 피해가 컸다. 경기 의정부갑의 문희상 의원은 해당 지역에서 대체 후보가 마땅히 없는데도 컷오프됐다. 유일한 '5선 여성'인 이미경 의원, 3선 유인태 의원도 탈락했다. 정세균 의원은 공천을 받았지만, 정세균계로 불리는 전병헌, 오영식, 강기정 의원 등은 공천을 못 받았다. 다른 주류 의원 상당수도 신인들과 경선을 치러야 하는 처지다. 노인 폄하 발언 등으로 구설에 올랐던 설훈 의원, 비서관 월급 상납 의혹을 받은 이목희 의원, 한명숙 대표 시절이었던 지난 총선 때 비례대표가 된 김광진, 진성준 의원 등이다.

    ◇문 전 대표 측근들은 건재

    더민주 친노, 운동권 등 主流공천 현황
    하지만 문재인 전 대표와 가깝게 지냈던 친노 핵심 중 단수 공천을 받은 의원도 적지 않다. 문 전 대표의 대선 준비에 필요하다는 평가를 받는 젊은 초·재선들이다. 노무현 정부 청와대 시절부터 문 전 대표와 같이 일해온 박남춘, 전해철 의원은 생존했다. 이해찬 의원의 당대표 시절 비서실장을 지낸 김태년 의원, 문 전 대표와 가까운 윤호중, 홍영표 의원도 공천이 확정됐다. 친노 주류로 불린 비례대표 중 최민희 의원과 한정애 의원은 각각 경기 남양주병, 서울 강서병에서 단수 공천을 받았다. 원외에 있는 '문재인의 사람들'도 공천을 받았다. 백원우(경기 시흥갑), 김경수(경남 김해을) 후보 등이다. 문 전 대표가 사퇴 전 영입한 양향자 전 삼성전자 상무 등 10여명도 공천을 받았다. 과거형 친노 대신 미래형 친문(親文)계 구축이 가능해졌다는 평가도 있다.

    야당 관계자는 "친노 운동권이라는 이유로 물갈이가 된다면 더민주에서는 일할 사람이 없다"며 "양(量)보다는 질(質)로 평가해달라"고 했다.
    [인물 정보]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누구?
    [인물 정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누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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