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터질지 모르는 '뇌동맥류' 6년새 4배

입력 2016.03.14 03:00

[건강 100세 시대] [4] 평균 수명 늘어나 환자 급증

뇌동맥류, 40대부터 생기지만 별증상 없어 대부분 모르고 지내
70대에 갑자기 터지는 경우 많아
흡연자·고혈압일수록 파열 위험, 사전에 제거하는 치료 받아야

주부 권모(58)씨는 최근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일을 겪었다. 평소 건강을 자신했던 권씨는 동네 야산을 올랐다 내려오면서 한 번도 경험해보지 못한 극심한 두통을 겼었다. 그러다 구토를 하고 의식이 혼미해지면서 쓰러졌다. 119 구급차로 실려가 병원에서 뇌 CT를 찍으니 뇌출혈이 보였다. 큰 병원으로 이송돼 뇌혈관 촬영술을 한 결과 오른쪽 뇌동맥 중간에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6㎜ 크기의 뇌동맥류(腦動脈瘤)가 보였다. 이것이 터지면서 뇌출혈을 일으킨 것이다.

뇌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뇌동맥류는 뇌동맥 내피에 선천적 결함이나 동맥경화의 틈을 비집고 혈류가 들어가 뇌동맥 한쪽이 꽈리 풍선 모양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를 말한다. 최근 이런 뇌동맥류가 발견되는 환자가 무섭게 늘고 있다. 2008년 1만5000여명에서 2014년에는 5만7000명으로 증가했다. 6년 새 4배 가까이 폭증했다. 뇌동맥류가 터져 출혈을 일으키기 전에는 대개 증상이 없다. 그러나 건강검진이 전문화되면서 뇌혈관 CT나 MRI 검사가 늘어 뇌동맥류가 많이 발견되는 것이다.

뇌동맥류 개념도
문제는 뇌동맥류가 고령사회에 새롭게 떠오르는 시한폭탄이란 점이다. 어느 날 한 번 터지면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이다. 뇌동맥류가 터져 뇌출혈이 발생한 환자가 한 해 5300여명에 이른다. 60대에 뇌동맥류가 가장 많이 발견되고, 터지는 환자는 70대에 많다. 뇌동맥류는 대개 40세 이후 생기기 시작하며, 선진국 통계로는 100명 중 2~5명꼴로 있다. 혈압이 정상이면 발생 확률은 낮아지지만 그 외에 뚜렷한 예방법은 없다.

발견된 뇌동맥류의 1% 정도가 출혈을 일으킨다. ▲흡연자 ▲고혈압 ▲가족력 등이 있으면 파열 위험이 커진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영상의학과 김동준 교수는 "크기가 5㎜ 이상일수록, 개수가 많을수록, 잘 터지는 위치에 놓일수록 파열 가능성이 크다"며 "이런 경우는 뇌동맥류를 사전에 제거하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치료는 꽈리처럼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를 메우는 방식이다. 허벅지 상단 동맥을 통해 가느다란 관을 머리로 올려 뇌동맥류에 도달시켜 그 안에 금속 코일을 실타래처럼 풀어놔 뇌동맥류 안으로 혈류가 들어오지 않도록 그 안을 메운다.

배 속 대형 지뢰 대동맥류

머리 속 시한폭탄 뇌동맥류 환자 증가 추이 그래프

노령의 배 안에는 대동맥류가 도사리고 있다. 꽈리처럼 일부분만 부풀어 오른 뇌동맥류와 달리 대동맥류는 대동맥을 따라 파이프나 타원형으로 부풀어 오른 상태다. 이 또한 고령사회를 맞아 증가 속도가 가파르다. 2010년 1만2000여명에서 2014년에는 2만1000명으로 늘었다. 남자는 70대 초반, 여자는 70대 중반에 가장 많다. 평균 수명 70세 이전 시대에는 대동맥류가 발견되기도 전에 다들 사망했다고 보면 된다. 이 또한 증상이 거의 없다. CT나 MRI 검사를 받다가 발견되는 횟수가 늘고 있다. 때론 설명할 수 없는 복통으로 소화기 질환 치료를 받다가 뒤늦게 대동맥류가 발견될 수도 있다. 대동맥류는 크기가 커서 파열되는 경우 급사의 원인이 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흉부외과 박계현 교수는 "대동맥류는 나이 들어 생기는 동맥 퇴행성 질환인 셈"이라며 "대동맥 직경은 2.5~3㎝ 정도인데 대동맥류로 부풀어 올라 5㎝가 넘으면 위험 신호로 보고 정밀 감시 또는 수술 대상이 된다"고 말했다. 치료는 해당 부위를 잘라내고 인조혈관으로 대체하거나 혈관 안으로 원형의 금속 그물망 덧대 같은 스텐트를 삽입하기도 한다.

 

[키워드 정보] 뇌동맥류 터지면 '뇌출혈' 상태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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