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 VS 알파고] 이세돌, "내가 패배한 것, 인간이 패한 것 아냐"

  • OSEN
    입력 2016.03.12 18:43


    [OSEN=강필주 기자] "이세돌이 패배한 것이지 인간이 패배한 것은 아니다."

    이세돌 9단이 '인류 대표'라는 상당한 부담 속에 치른 '인공지능(AI)' 알파고(AlphaGo)와 대결 의미를 자신에게로 국한시켰다.

    흑돌을 잡은 이세돌 9단은 12일 오후 서울 종로구 포시즌스 호텔에서 열린 '구글 딥마인드 챌린지 매치' 5번기 알파고와의 제 3국에서 맹공을 펼치고도 176수만에 돌을 거뒀다. 결국 3연속 불계패를 당하면서 알파고에 우승을 내줬다.

    이세돌 9단은 대국 후 가진 인터뷰에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모르겠다"면서 멋쩍게 웃은 후 "죄송하다는 말을 먼저 드러야 할 것 같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내용이나 승패도 그랬다. 좋은 모습 기대하셨을텐데 무기력한 모습 정말 죄송하다"고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이어 이 9단은 "결과적으로 따지면 이번 대국은 첫 판부터 승리하기는 어렵지 않았나 싶다. 여러 가지로 알파고 능력을 오판한 것이 많았다. 바둑적으로 여러 가지 경험은 있었으나 이렇게 (웃음) 심한 압박감과 부담감을 느낀 적은 없었다. 역시 그걸 이겨내는데는 부족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특히 이 9단은 알파고가 3차 혁명으로까지 불리며 인간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질 수 있을 정도로 완벽하냐는 질문에 "굉장히 놀라운 프로그램인 것은 맞다. 하지만 완벽한 신의 경지는 아닌 것 같다. 분명 인간과는 다르고 우월한 장면을 보여줬다"면서도 "하지만 분명 약점이 있는 것 같다. 아직 정말 인간에게 메시지를 던질 수 있는 실력은 아니다. 오늘의 패배는 이세돌이 패한 것이 인간이 패배한 것이 아니지 않나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철저히 자신의 패배로 돌렸다.

    이세돌 9단은 고국인 한국에서 열려 압박감이 더 했나는 외신 기자의 질문에 "꼭 그렇지는 않다. 한국인이라 오히려 더 편했을 것이다. 단지 사람과 대결이라면 0-2로 밀려도 그 정도의 스트레스는 아닐텐데 알파고와는 새로운 경험이라... 허무하게 마지막을 내주지 않았나 싶다"고 설명했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는 알파고의 약점을 찾았냐는 질문에 "솔직히 대회에 집중하느라 시간을 들여 분석할 시간이 없었다. 결과가 좋게 나와 약점이 완전히 노출됐다고 생각은 안한다"면서 "알파고는 완전치 않다. 이 9단의 말처럼 개선의 여지가 있다. 단점이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직 면밀히 분석할 시간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날 이 9단은 초반부터 저돌적이고 공격적으로 알파고를 흔들어 봤지만 알파고는 꿈쩍도 하지 않았다. 막판 패싸움까지 벌이며 반전을 노렸지만 알파고는 처음 겪는 패싸움에서도 완벽한 모습을 보였다. 총 5번의 대국 중 3연패를 당한 이세돌 9단은 남은 대국 결과에 상관없이 알파고에 이번 챌린지 우승자리를 넘겨야 했다.

    알파고는 이 9단을 3-0으로 격파, 미화 100만 달러의 우승상금을 확보했다. 상금은 유니세프(UNICEF)와 STEM(과학, 기술, 공학 및 수학) 교육 및 바둑 관련 자선단체에 기부된다고 구글이 밝힌 바 있다. 

    이세돌 9단과 알파고는 다음날인 13일 같은 장소에서 제 4국을 펼친다. /letmeout@osen.co.kr
    [사진] 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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