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구가 아닌 사람들… '가족'처럼 살아가기

입력 2016.03.05 03:00

'피에로들의 집'
피에로들의 집윤대녕 지음ㅣ문학동네ㅣ252쪽ㅣ1만3000원

한국 문단에서 '소설의 시학(詩學)'을 대표해 온 작가 윤대녕이 11년 만에 새 장편소설을 냈다. 작가는 서정적이면서 탐미적 소설들을 써내 현대문학상·이상문학상·이효석 문학상·김유정 문학상을 잇달아 받아왔다. 그는 모처럼 신작을 내며 "새로운 유사(類似) 가족의 형태와 그 연대(連帶)의 가능성을 모색해보고 싶었다"고 창작 동기를 밝혔다. 이 소설의 주인공 '나'는 좌절한 연극인이다. '나'는 "모든 연극배우는 허깨비"라며 "허깨비 놀음을 경험하면서 그 이면에 웅크리고 있는 삶의 실체를 엿본다"고 주장한다.

'나'는 현실을 조롱하기 위해 '누드 연극'을 무대에 올렸다가 연극계에서 쫓겨나고 실연까지 당한다. 무기력해진 '나'는 우연히 성북동의 다가구 주택 '아몬드나무 하우스'에 입주하게 된다. 북 카페 '아몬드나무'가 딸린 집이다. 카페에 들어서면 맞은편 벽엔 고흐가 동생 테오의 득남을 축하해 그렸다는 회화 '꽃 핀 아몬드나무'가 걸려 있다.

그 집엔 주인 노파 '마마'를 비롯해 방송 다큐멘터리 작가와 사진작가, 대학생과 고등학생이 살고 있다. 한결같이 마음의 상처를 간직한 사람들이다.'나'는 그들과 유사 가족이 돼 관계의 그물망을 짜게 된다. "절대적인 타인이 존재하지 않듯이, 절대적인 자아라는 것도 존재하지 않아. 다만 관계라는 것이 존재할 뿐이지"라는 것. 등장 인물들은 한 무대에 오른 '피에로'들이 돼 점차 서로를 알아가며 각자의 배역을 유지한 채 타인과 조화를 이뤄 한편의 작품을 빚어내게 된다. 그들은 '꽃 핀 아몬드나무'처럼 삶의 순환을 거쳐 새 삶의 시간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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