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우다웨이(武大偉·사진) 한반도사무 특별대표는 3일 본지 기자들과 만나 "북한은 갑자기 4차 핵실험을 한 데 이어 장거리 미사일을 쏘지 말라는 중국의 권고도 무시했다"며 "중국은 안보리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것 외에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어 "중국은 지금까지 북한에 대한 제재에 동의하지 않았으나 이번에 처음으로 엄중한 대북 제재만이 북한을 바꿀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인식했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은 유엔 안보리의 (대북) 제재 결의안을 충실하게 이행할 것"이라고 했다.
북한은 지난 1월 초 중국에 사전 통보 없이 4차 핵실험을 강행했으며, 2월 초에는 우다웨이가 평양에 도착한 날 미사일 발사 계획을 발표했다. 북한이 한 달 새 두 번이나 중국 뒤통수를 친 것과 관련, 우다웨이는 "북한이 중국 얼굴에 먹칠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안보리 제재는 핵개발을 통해선 얻을 게 없다는 것을 북한에 제대로 경고해주는 것"이라고 했다. 그는 "내가 (2월초) 방북했을 때 북한은 이미 미사일 발사를 결심한 상태였다"며 "당시 북한 당국자에게 '북한이 핵실험을 통해 가는 길은 막다른 골목'이라고 말했지만, 북한은 이 경고를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버렸다"고 전했다. 또 "(핵·미사일 개발에 매달리는) 북한에는 어떤 출구도 없다"며 "중국은 북한의 핵 보유를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우다웨이는 "이번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 통과로 북한은 상당한 압박을 받을 것"이라며 "안보리 회원국은 북한에 대한 제재를 충실히 이행할 책임이 있고, 모든 대북 관련 활동에 대해서도 반드시 유엔에 보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중국은 아직 세부적인 (대북 제재) 조치를 내놓지 않았다"고 말했다. 현재 북·중 국경에서 대북 송금과 화물 통관 등이 제한을 받는 가운데 중국이 '단독 제재'를 추가로 시행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우다웨이는 이어 "그동안 중국의 저울에서 남한과 북한은 거의 평행을 이뤘지만 북한 핵문제에 대해선 중국의 저울이 오히려 한국에 기울어져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