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中은 지난 7년을 허송세월했다

조선일보
  •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입력 2016.03.04 03:00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김영환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
    이번 UN 대북 제재 조치는 대단히 놀라운 수준이다. 제재의 대상이 전방위적이고 수위도 역대 최강이다. 무엇보다 제재의 핵심은 광물 수출 금지다. 북한이 가진 여러 형태의 재정 확보 통로 중 가장 큰 것이 무역이고 그중에서도 대(對)중국 광물 수출이기 때문이다. 이게 실현되면 북한 경제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이다. 중국이 이런 내용의 제재를 수용했다는 점이 우선 놀랍다. 다만, 제재 내용은 강력하지만 많은 부분이 중국 정부의 의지에 달려 있다.

    제재 조치의 각종 예외 조항들에 대해 중국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가에 따라 대북 제재의 실효성은 달라진다. 예를 들어, 북한 재정 수입에서 가장 큰 비중을 갖는 석탄은 민생 목적일 경우엔 수출의 길이 열려 있지만, 이는 중국 정부가 얼마든지 제재의 수단으로 활용할 여지가 있다. 북한에 대한 원유 수출도 제재안에는 빠졌지만, 중국이 원유 공급을 대폭 줄이기로 결정한다면 북한의 군사 분야뿐 아니라 민간경제에도 큰 타격을 주게 된다.

    이는 북한의 내수경제가 유통 중심의 3차산업 위주이기 때문이다. 광산업과 무역 등으로 벌어들이는 수입이 급격하게 줄어들면 엄청난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또한 북한의 생필품은 주로 중국에서 수입하는데, 외화가 부족하고 무역이 원활하지 않으면 생필품 공급에도 어려움을 겪게 된다. 북한 내 중국의 광업 기업이 철수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으면 이들 기업에 취직한 근로자가 입게 될 타격도 크다. 북한에서 정상적인 임금을 받는 근로자 절반 이상이 중국 기업이나 중국 하도급 기업, 개성공단에서 일한 것으로 추정된다. 중국이 강력한 제재를 취하면 종합적으로 향후 북한의 GDP는 10~30% 정도 마이너스 성장이 불가피하고, 주민의 체감 소득은 30~50% 정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북한이 1990년대 훨씬 어려운 상황도 버텼기 때문에 이번에 외부에서 경제 제재를 하더라도 잘 버틸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는 북한이 아주 폐쇄적인 국가라는 사실에 근거한다. 그러나 북한 내부 경제가 붕괴되고 중국의 지원이 확대되면서 북한 경제는 아주 빠른 속도로 외부 의존형 체제로 바뀌었다. 지금 북한의 무역 의존도는 40% 정도다. 이는 가장 대표적인 수출 주도형 국가인 한국의 1970~80년대보다도 월등히 높은 비중이다. 이런 외부 의존형 경제에 가해지는 경제 제재는 북한 경제에 치명타가 될 것이다.

    대북 제재에 동참하는 중국 정부의 진짜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최근 10여 년간 중국 정부의 정책변화로 볼 때, 앞에서는 대북 제재에 나서면서 뒤로는 북한을 돕는 정책을 반복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금의 중국은 정부건 민간이건 대국의 풍모에 맞게 행동해야 한다는 사고방식이 아주 강하다. '우리는 대국이고 꿀릴 게 없는데 몰래 뭘 해야 하느냐?'는 것이다.

    향후 중국이 아주 적극적인 대북 제재에 나서든지 결정된 수준의 대북 제재에 동참하든지 북에 미칠 영향은 막대할 것이다. 그러니 좀 더 결단력 있는 정책을 펴는 것이 중국을 위해서도 좋다. 북한 문제는 지난 7년 동안 허송세월하며 다시 원점으로 왔을 뿐 아니라 상황은 더 악화됐다. 중국 정부가 여기서 교훈을 얻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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