原油수입·해외인력 송금도 제재대상서 빠져 '허점'

조선일보
  • 전현석 기자
    입력 2016.02.27 03:00

    [안보리 對北제재 초안]

    원유→항공油 생산 어렵지 않아
    北 해외노동자 최소 5만명 수익 90%가 김정은 금고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에 제출된 새 대북 제재 결의안 초안은 지금까지 나온 유엔 제재안 중 가장 강력하지만, 이번에도 '구멍'과 한계는 존재한다. 특히 '생계(livelihood) 목적'을 둘러싼 해석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번 결의안 초안에는 석탄, 철, 철광석 수출을 제한하면서도 '생계 목적이나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한 수익 창출을 하지 않는 경우'를 예외 조항에 넣었다. 하지만 '생계'에 대한 기준과 검증 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내용은 없다. 이에 따라 북한이 민간 기업을 내세워 "국민들 민생 문제가 달렸다"며 광물 교역을 할 경우 이를 막기 어려울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을 방문 중인 왕이(王毅) 외교부장이 "비핵화를 명분으로 일상적인 교역, 특히 북한 주민들의 생계까지 영향을 받아서는 안 된다"고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석탄과 철 수출로 벌어들인 돈이 핵·미사일 프로그램을 위해서 쓰일지 여부를 검증하는 건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북한의 원유 수입을 제한하지 않은 것도 구멍으로 지적된다. 북한은 2개의 원유 정제 시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통해 난방용 연료, 휘발유 등을 생산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의 정제 기술 수준은 정확히 측정되진 않았으나, 미사일(로켓) 연료의 경우 자체 생산 능력이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 원유업계와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에 따르면 원유를 군용 항공유로 바꾸는 건 어렵지 않다고 한다.

    결의에는 '해외 인력 송출 금지' 부문도 빠졌다. 북한은 중국과 러시아, 동남아, 중동, 아프리카 등 세계 50여 개국에 최소 5만여 명의 노동자를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통해 최소 2억~3억달러를 벌어들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 중 90%는 상납금과 충성 자금으로 떼여 김정은 정권을 떠받치고 있다.

    우리 정부는 이번 안보리 제재와 별도로 북한 노동자 인권 차원에서 유엔에 이 문제를 제기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 노동자 대부분이 비인간적인 환경에서 하루 12~16시간의 살인적인 노예 노동을 하고 임금을 착취당하고 있다"며 "유엔과 국제노동기구(ILO) 등을 통한 국제 제재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