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의 사드 배치論, 미묘하게 바뀌고 있다

입력 2016.02.27 03:00 | 수정 2016.02.27 08:00

[안보리 對北제재 초안]

해리스 美태평양사령관 "논의한다고 배치하는 건 아니다"
中언론 "美, 제재합의 뒤 달라져"

미국이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에 맞서 추진하던 고(高)고도 미사일 방어 체계(THAAD·사드)의 한국 배치를 놓고 미묘한 기류 변화를 보이고 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은 25일(현지 시각) 미국 국방부 청사에서 "미국과 한국 모두 아직 사드의 한국 배치에 동의하지 않았다"며 "논의를 시작하기로 했다고 해서 반드시 배치한다는 뜻은 아니다"고 말했다.

해리스 사령관의 이 같은 발언은 커티스 스캐퍼로티 주한 미군 사령관이 23일 연방 상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위협이 높아지는 상황"이라며 "다층 방어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사드의 한반도 배치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한 것과 비교하면 후퇴한 것처럼 비친다. 더구나 한·미 양국은 그동안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결의안과는 무관하게 사드 배치를 논의하겠다고 했었다. 하지만 존 케리 국무장관은 23일 중국의 왕이 외교부장과 회담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북한의 비핵화를 이루면 사드는 필요 없다"며 입장을 누그러뜨렸다. 그러면서 그는 "사드 배치에 급급하거나 초조해하지 않는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혀 왔다"고 말했다.

중국 언론은 이와 관련해 "중국이 유엔의 강도 높은 대북 제재에 협조하면서 미국이 한반도의 사드 배치를 미룰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대표적인 뉴스 포털인 시나망은 해리스 사령관의 발언에 대해 "중국이 대북 제재안에 대해 미국과 합의하고 나서 미국이 말을 바꿨다"고 분석했다.

미국은 중국이 유엔의 대북 제재에 어느 정도 성의를 보인 만큼, 사드 배치 속도의 고삐를 늦추면서 중국의 주장대로 북한이 비핵화 협상에 나설지 여부를 지켜볼 것으로 보인다. 만일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없는 것으로 판명되면 사드를 배치하고, 진전이 있으면 배치를 유보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셈이다. 한편 방한 중인 대니얼 러셀 미국 국무부 동·아태 차관보는 26일 기자들과 만나 "사드는 외교관들이 논의에서 사용하는 지렛대가 아니다. 북한의 미사일 위협으로부터 한·미 국민을 보호하기 위한 방어적 시스템이며, 논의 시기, 의사 결정과 관련된 조치들은 외교관들이 아닌 군(軍)에 있는 동료들과 정치 지도자들에 의해 행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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