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워드 정보] 상향식 공천이란?]

새누리당 총선 후보 선출을 위한 '안심번호 여론조사 경선'에서 초기부터 문제가 드러나고 있다. 해당 지역에 살지 않으면서 당원으로 올라 있는 사람이 속속 발견되고 있다. 새누리당이 '책임당원 명부'를 재분배한 22일, 상당수 후보들은 "이런 명부로 그냥 여론조사 경선을 진행했다간 자칫 공천 파동으로 이어질지 모르겠다"는 우려를 쏟아냈다.

서울 A지역의 한 예비 후보 캠프는 당에서 전달받은 '당원 명부'에서 임의로 10명에게 전화해 당원 여부를 확인한 결과 4명은 '결번'이었고, 1명은 "당원이 아니다"는 답을 들었다고 밝혔다. 캠프 관계자는 "나머지 5명은 전화를 안 받아 확인이 안 됐다"며 "상당수가 '유령 당원'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영남의 B지역 예비 후보도 "당에서 받은 번호로 전화를 걸었더니 '나는 살지도 않는데 왜 전화해서 괴롭히느냐'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다"고 했다.

새누리당 경선은 '일반 국민 70%, 당원 30%' 비율로 휴대전화 여론조사로 한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050'으로 시작하는 '안심번호'를 사용한다. 그러나 이 때문에 유령 당원이 투표권을 가질 가능성이 더 커졌고, 이 부분이 문제가 되고 있다. 19대 총선까지 당원 경선은 현장 투표로 이뤄졌다. 현장에서 신분증을 확인하기 때문에 그 지역 당원인지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휴대폰 여론조사로는 그 지역 당원인지, 유령 당원인지 여부를 가려낼 수 없다.

새누리당이 작년부터 '상향식 공천'을 추진하면서 현역 의원이 포함된 당협위원장들은 대대적 당원 확보 경쟁에 나섰고 당원이 급증했다. 선관위 관계자는 "만약 당원이 아니거나 해당 지역 거주자가 아닌 사람의 경선 참여가 확인되면 낙천자들이 무효 확인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안심번호

안심번호제는 당내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경선에서 이동통신사가 무작위로 만든 휴대전화번호를 통해 여론조사를 실시하는 제도다. 이동통신사들은 실제 번호 대신 050으로 시작되는 '1회용 번호'로 바꿔서 각 정당에 번호를 제공한다. 이렇게 하면 소유자 신분이 노출되지 않아 개인 정보도 보호하고 응답자도 편하게 답변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안심번호'라고 이름 붙인 것이다. 새누리당이 당원 여론조사에 활용하기로 한 안심번호는 기존 당원 명부의 전화번호를 중소 이동통신사에서 '암호화'한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