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베노믹스 금융 완화 정책 변천사 ]

일본의 올 1월 수출액이 6년 3개월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떨어졌다. 4개월째 전년 같은 기간의 수출을 밑돌았다.

18일 일본 재무성 무역 통계 속보에 따르면 올 1월 일본 수출은 작년 1월보다 12.9% 줄어든 5조3516억엔으로 금융 위기로 수출이 급감했던 2009년 10월 이후 하락 폭이 가장 컸다.

지난 15일 작년 4분기(10~12월) 일본 GDP(국내총생산) 실질성장률이 전년 같은 기간보다 0.4% 감소했다는 소식에 이은 것으로 일본의 경제성장 능력에 대한 의구심이 일고 있다. 아베 정권이 3년 전 출범 초기부터 시행한 경제정책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를 통해 결국 경제를 성장시키겠다는 것이 목표인데, 목표 달성에 대한 회의론이 고개를 들고 있다.

1월 수출 하락은 중국으로의 수출이 17.5% 줄어든 게 큰 영향을 미쳤다. 수입은 18% 줄어든 5조9976억엔으로 13개월 연속 감소했다. 연료 가격 하락 등의 영향이 컸다. 수출액에서 수입액을 뺀 무역수지는 6459억엔 적자였다. 2개월 만에 다시 적자로 돌아섰다.

경제가 성장 못 하면 아베노믹스도 더 이상 효과를 내기 어렵다. 지난 1월 말 일본은행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발표했는데도 발표 전날 대비 발표 2주 후 주가(닛케이평균)가 오히려 떨어지고 엔화는 강세로 돌아섰다. 일본은행의 2013년 4월 1차 금융 완화와 2014년 10월 2차 금융 완화 발표 때 엔화 가치가 약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크게 뛰어 일본 경제를 도왔던 것과 정반대였다.

일본의 수출과 GDP가 앞으로도 늘지 않을 경우 일본 국채 부문에서 위기가 촉발될 우려도 있다. 일본 정부는 GDP의 2.5배에 달하는 세계 최악 수준의 빚을 지고 있지만, 정세가 안정된 데다 일본의 중앙은행과 금융권 등이 국채 대부분을 보유하고 있어 안전하다고 여겨져 왔다. 여기에는 일본이 빚 갚을 체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전제가 깔려 있는데, 이게 무너지면 일본 국채 값 폭락(금리 급등), 일본 정부 채무 불이행 사태 등이 일어날 수 있다. 오바타 세키(小幡績) 게이오대학 교수는 뉴스위크 일본판 기고에서 "(일본 경제의 실질 성장이 전제되지 않을 경우) 일본이 세계경제 위기를 촉발시킬 수 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