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배치되면… 중국도 대응무기 東北지역 배치할 것"

입력 2016.02.18 03:00 | 수정 2016.02.18 03:21

['한반도 외교' 새 판을 짜자] [5] 청샤오허 中 인민대 교수

중국이 사드 보복조치로 한국기업 제재할 가능성 낮아… 韓·中관계 뒤엎지는 않을 것
북한 核과 미사일 문제가 韓·中갈등으로 번져선 안돼… 주변국, 北급변사태 대비를?

중국 안전부(국가정보원 격) 산하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을 지낸 청샤오허 인민대 교수는 본지 인터뷰에서 "중국은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의 한국 배치 움직임이 가시화하고, 남중국해에서 미국의 대중(對中) 압박이 강해지는 상황에서 한·미가 원하는 수준의 대북 제재에 왜 협력해야 하는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사드 배치 가능성을 95% 이상이라고 본다"며 "사드가 배치되면 중국은 이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 체계를 동북에 배치할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중국이 보복 조치로 한국 기업을 제재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밝혔다. 그는 "중국도 한·중 관계를 뒤엎으려는 입장은 아니다"고 했다. 청 교수는 푸단대를 졸업하고 미국 보스턴대에서 미·중 관계와 한반도 문제로 박사학위를 받았다. 다음은 일문일답.

청샤오허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가 16일 본지 기자와 만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청샤오허 인민대 국제관계학원 교수가 16일 본지 기자와 만나 질문에 답을 하고 있다. /안용현 특파원
―현재 동북아 정세를 평가해 달라.

"박삭미리(撲朔迷). 암수 구별이 어려울 만큼 상황이 복잡하다는 뜻이다. 오랜 갈등과 새로운 갈등이 겹쳐서 일어나고 있다. 남북의 70년 넘은 갈등, 미·중의 글로벌 영향력 갈등, 중·일의 뿌리 깊은 갈등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펼쳐지고 있다. 중국은 미국에 불(不)충돌, 불(不)대항의 '신형대국관계'를 맺자고 요구했으나 실현되지 않았다. 북한 핵 문제를 놓고는 미·중이 '제로섬 게임(한쪽이 이익을 보면 다른 한쪽은 손해를 보는 게임)'을 벌이고 있다. 충돌 위기가 점점 커지는 시점이다."

―사드 배치는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에 대응하려는 한국의 권리에 해당한다. 중국이 이해해야 하는 것 아닌가?

"사드가 배치돼도 중국은 놀라지 않을 것이다. 한·중, 미·중 간의 해묵은 숙제이기 때문이다. 북한의 핵·미사일 도발이 사드 배치의 빌미를 제공한 것은 맞다. 그러나 중국은 사드 배치를 '닭(북한 위협) 잡는 데 소 잡는 칼(사드)을 쓰는 격'으로 받아들인다. 사드 레이더의 탐지 범위가 북한을 넘어 중국 깊숙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중국은 한국이 그 칼(사드)을 쥔다면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 한국은 중국을 공격할 정치적 의사가 없다고 판단한다. 문제는 그 칼이 미국 손에 있다는 점이다. 중국의 전략적 경쟁 상대인 미국이 그 칼을 들고 중국 문 앞에 서려는 것인데 두렵지 않겠는가?"

―사드가 배치된다면 중국은 어떻게 반응할까?

"먼저 외교적으로 항의할 것이다. 유엔 등에서 중국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이후 동북 지역에 사드에 대응하기 위한 무기 시스템을 배치할 것이다. 탄도미사일 관련 중국의 군사 능력은 과거보다 상당히 발전했다. 관영 환구시보도 사드에 대한 중국의 군사적 대응을 강조했다(환구시보는 16·17일에 걸쳐 '사드 배치 시 중국은 동북 지역의 미사일 능력을 증강하고, 과거 러시아가 사드를 배치한 동유럽 국가에 취했던 조치를 참고해 대응할 것'이라고 썼다). 이처럼 사드 때문에 미·중이 한반도를 중심으로 군비 경쟁을 벌이면 한국의 안보 자주권에도 이로울 게 없다."

―중국이 한국 기업 등을 상대로 보복성 제재를 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고 본다. 중국도 한·중 관계를 뒤엎으려는 입장은 아니다. 중국은 작년 9월 박근혜 대통령이 '천안문 망루'에 올랐을 때 미국이 보였던 반응을 배울 필요가 있다. 당시 미국은 대단히 화가 났지만 '조용한 외교'로 대응했다. 사드 배치는 군사·안보 문제이기 때문에 군사·안보적으로 대응하면 된다는 게 내 생각이다. 한·중 관계는 오는 11월 항저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때 시진핑 주석과 박근혜 대통령이 다시 만난다면 반등할 수 있다. 그러나 한·중 관계는 중국이 미국처럼 한국 안보 문제에 대해 100% 지지를 보낼 수 없다는 점에서 제약이 존재한다."

―사드 배치 이후 중국이 한국에 바라는 것이 있다면?

"중국 정부와 소통을 강화해야 한다. 중국은 배치된 사드의 기술적 특징과 능력 등에 대한 투명한 설명을 원할 것이다. 한국 최고위층이 직접 나선다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사드 이외 군사 분야에서 한국의 자제를 기대한다. 한국이 일본과 정보교류 협정을 맺거나 미국의 전술 핵무기 등을 들여온다면 한·중 관계는 심각해진다. 북한 핵·미사일 문제가 한·중 갈등으로 비화해선 안 된다. 북한은 이런 상황을 즐길지도 모른다. 잘못한 건 북한이다."

―중국 정부는 '김정은 정권이 안정적'이라고 말하는데 정말 그렇게 판단하나?

"그건 하느님만이 안다(웃음). 김일성·김정일 때보다 취약하다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외교적으로도 고립됐고, 내부적으로도 김정은은 총참모장을 포함해 많은 고위 간부를 죽이고 있다. 중국을 포함한 주변국은 북한 급변 사태에 대비해야 한다. 이 민감한 문제에 대해 소통해야 하지만, 현재는 그럴 분위기가 아니다. 북한 붕괴론은 1990년대 말 이른바 '고난의 행군(수백만명이 굶어 죽음)' 시절에 이어 요즘 다시 고조되는 분위기다. '늑대가 나타났다(북한이 무너졌다)'는 말이 지금까지는 틀렸지만, 갑자기 현실이 될 수 있는 것 아니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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