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관문을 잠갔고 가스불을 껐는데도 몇 번이고 확인한다. 책이 키 순서대로 책장에 꽂혀 있지 않으면 못 견딘다. 감염될까 두려워 손을 씻고 또 씻는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4년 불안·초조를 동반한 이 같은 강박장애 때문에 병원을 찾은 환자 수가 2만3174명에 이르렀다고 9일 밝혔다. 2010년에 비해 13.1%(연평균 3.1%) 증가한 수치다. 진료 환자 중 남성(57.8%)이 여성보다 1.4배 많았고, 연령대별 인구 10만명당 환자 수는 20대(86.3명), 30대(61.8명), 10대(51.5명), 40대(43.4명), 70대(35.9명) 순으로 집계됐다. 특히 20대 남성 환자가 10만명당 106.2명으로 가장 많았다. 여성 환자 중에서도 20대 환자(64.1명) 비율이 가장 높았다.

강박장애는 원치 않는 반복적인 강박적 사고와, 이를 중화하려는 숫자 세기, 대칭 맞추기, 확인하기 같은 강박적 행동이 나타나는 불안장애의 하나다. 이런 행동이 '학업·직업·사회활동·대인관계에 지장을 줄 정도인지 여부'가 강박장애 진단의 기준이다. 이선구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강박장애는 전형적으로 10~20대에 많이 나타나며, 미래에 대한 불안, 직장·가정 생활의 스트레스로 발병했거나, 치료를 미루다 증상이 심해져 내원하는 경우가 잦다"고 설명했다.

강박장애 치료법으로 약물치료, 인지 행동치료가 쓰인다. 대표적인 약물은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이며, 개인에 따라 약물 반응 및 부작용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4~6주, 최장 8~16주에 효과가 나타난다. 강박 성향이 있는 이에겐 성과보다 과정을 중시하고 지적하기보다 스스로 고쳐 갈 수 있는 편안한 분위기를 만들어 줘야 한다고 전문의들은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