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국영기업인 중국화공(中國化工)그룹이 세계 최대 종자업체인 스위스의 신젠타(Syngenta)를 인수할 예정이라고 블룸버그 통신 등 외신들이 2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인수 가격은 430억달러(약 52조원)에 의견 접근이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인수·합병이 이뤄질 경우 중국 기업 역사상 최대 규모의 해외 M&A로 기록된다. 스위스 바젤에 본사를 두고 있는 신젠타는 종자와 작물보호제(농약)를 주력 상품으로 하는 농화학 분야 세계 1위 기업이다. 중국 최대의 화학 기업인 중국화공은 지난해 매출 450억달러(약 55조원)로, 미국 경제지 포천 500대 기업 순위 265위에 올랐다.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신젠타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중국화공 측이 제시한 인수 조건을 논의했으며 현지 시각으로 이르면 3일 인수·합병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화공은 지난해에도 신젠타에 인수를 제안했으나, 가격 조건이 맞지 않아 무산된 바 있다. 세계적 농화학 회사인 몬샌토도 신젠타에 인수 제안을 했으나, 신젠타는 "같은 업종끼리 합병하는 건 시장 지배력에 따른 부담이 크다"며 거절했다.
신젠타 인수를 눈앞에 둔 중국화공은 최근 몇 년 사이 해외에서 잇따라 기업을 사들이며 차이나머니 파워를 과시하고 있다. 지난해 이탈리아의 타이어 메이커 피렐리를 79억달러(약 9조6000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올 1월엔 독일의 기계 회사 크라우스 마페이(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와 스위스의 에너지 거래 기업 머큐리아의 지분 12%(약 30억달러·약 3조6000억원)를 사들였다. 영국의 파이낸셜타임스는 "이번 인수가 성사될 경우 중국화공은 한 해 1000억달러(약 122조원)에 이르는 세계 농화학 시장에서 단번에 주요 기업으로 도약한다"며 "하지만 세계 식량 생산을 좌우하는 기업이 중국 정부의 영향권 아래 들어가는 것을 우려한 미국 정부가 제동을 걸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신젠타는 스위스와 미국 증시에 동시에 상장돼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