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1일 용인 동천동의 페이스튼 국제기독학교(Fayston Preparatory school). 방학임에도 전교생 150여명 대부분이 학교를 찾았다. 명문 학교다운 면학 분위기가 느껴졌지만 지난 2010년 설립 당시 전교생은 3명뿐이었다. 6년 만에 양적·질적으로 크게 발전한 셈이다. 설립자이자 교장인 다니엘 팩시디스(35)씨는 학부모 상담과 탄자니아-페이스튼 국제기독학교 설립 준비 때문에 시간을 분으로 쪼개 쓰고 있었다.

다니엘 교장은 미 미주리주립대에서 국제관계학을 전공하고 미 커버넌트 신학대학원에서 목회학을 2년간 공부했다. 그가 교육에 처음 관심을 가진 건 대학원에서 전도사 생활을 할 때였다.

"2008년부터 2년 동안 토머스제퍼슨 과학고에서 허가를 받아 전도를 했어요. 미국에서 알아주는 명문 학교의 우수한 학교 시스템을 곁에서 지켜 본 셈이죠. 창의성을 끌어내는 토론 수업과 수준 높은 인문학 교육을 한국에서 구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니엘 팩시디스 '페이스튼 국제기독학교' 교장.

다니엘 교장은 "정서가 불안정했던 이른바 학교 부적응자들을 모범생으로 바꿔놓자 입학 문의가 기하급수적으로 늘었다"고 회상했다.

"2010년 10월 설립 당시 11학년이던 세 명은 일반 학교에서 적응하지 못한 아이들이었어요. 미국 고졸 검정고시(GED)와 미국 수능(ACT)을 가르치며 대학에 보냈습니다. 와세다대, 파슨스디자인스쿨에 입학시키는 등 대입 성과도 좋았어요."

2012년 1기 졸업생을 배출하고 페이스튼 학교는 한 단계 도약했다. 2013년 국제 기독교학교협회(ACSI) 인가를 받아 재학생이 GED를 따지 않고도 해외 대학에 진학하게 됐다. 학생 수도 40여 명으로 늘었다. 2014년에는 미국 대학수학능력시험인 ACT 센터로 인증받았다. 다니엘 교장은 "ACT와 연계한 교육과정이 체계적이며 1·2기 졸업생들의 ACT 점수가 우수한 덕"이라고 했다. 해외 대학 진학을 목표하는 특목자사고 학생들까지 페이스튼 학교에서 ACT 시험을 치른다.

지난해 8월 학교를 마친 4기까지 졸업생 대부분이 원하는 해외 대학에 합격했다. 우수한 교사진과 커리큘럼 덕분이다. 대원외고와 용인외고(현 외대부고)에서 근무한 오삼천 전 교감이 글로벌 교류를 위해 총감으로 부임했다. 중국어를 강조하기 때문에 북경대 출신 교사가 3명 있다. UC버클리 박사 출신 수학 교사, 서울대 박사 출신 물리 교사 등을 선발하며 양질의 교육을 위해 재정을 아끼지 않는다. 이들은 '생각하는 힘'을 길러주는 토론식, 융합형 수업을 진행한다. 운동이나 음악·미술 등 예체능 클럽 활동도 다양하다.

페이스튼 학교는 앞으로도 전교생을 180명 내외로 유지할 계획이다. 우수한 교육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다니엘 교장은 "글로벌 인재 양성을 위해 현재 탄자니아연합대학교 부지 안에 페이스튼 학교를 설립하는 협약을 준비 중"이라며 "탄자니아-페이스튼 학교를 글로벌 역량을 발휘하게 하는 전진기지로 삼겠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