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北 인권유린에 "이제 그만!" 외칠 때다

  • 피오나 브루스 영국 하원의원

    입력 : 2016.01.27 03:00

    피오나 브루스 영국 하원의원
    피오나 브루스 영국 하원의원
    북한인권법이 발의된 지 11년 만에 한국 국회에서 여야가 처리를 합의했다는 반가운 소식을 들었다. 한국에서 8000㎞ 이상 떨어진 이곳 영국 의회에서도 한반도는 뜨거운 이슈 중 하나이다. 매주 보수와 진보를 아우르는 의원들이 모여 김정은 체제에 대한 비판과 북한 주민 인권 탄압에 대한 대책을 논의하고 있다.

    필자는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고 꽤 오래 한국의 북한인권법 논의를 지켜봤다. 그간 북한인권법이 통과되지 않아 안타까웠던 마음이 한결 가벼워졌다. 지난 2004년 영국 의원 2명이 북한을 방문하고 돌아와 북한 인권과 한반도 안보 이슈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북한 문제를 다루는 초정당 의원 협회(APPG)'를 만들었다. 이 협회 주도로 최태복 북한 최고인민회의 의장을 비롯해 북한 고위층의 영국 방문이 이뤄졌고, 많은 탈북자가 자신의 경험담을 우리 의회에서 말할 수 있는 장이 만들어졌다.

    협회는 최근 더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있다. 지난 수년간 북한 주민을 대상으로 한 BBC 한국어방송 실시를 줄기차게 주장했고, 이는 머잖아 실현될 것이다. BBC 한국어 방송은 단순 정치 현안이 아니라 북한 주민들에게 왜곡되지 않은 외부 소식과 정보를 접할 수 있게 보장해주는 것을 의미한다.

    필자는 작년 말 이 협회 대표 자격으로 김선경 북한 외무성 구주국장을 만나 북한이 주민을 대하는 방식을 개선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 국장은 북한에 어떤 인권 침해도 없다고 주장했지만, 그의 주장이 허위임을 우린 잘 알고 있다. 우린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 보고서를 언급하며 김정은 체제에 대한 국제사법 체계의 심판이 필연적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에게는 정의도 민주주의도 생경하다. 그곳엔 제대로 된 정치단체도 없다. 이럴 때일수록 정치인이 나서야 한다.

    북한인권법은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훼손하거나 저해하지 않을 것이다. 2010년 천안함 폭침과 지난해 DMZ 포격 도발, 그리고 최근 4차 핵실험에 이르기까지 일련의 북한 도발이야말로 평화에 대한 도전이며 훼손이다. 한국은 성숙한 민주주의를 바탕으로 존경할 만한 자제력을 보여줬지만 그렇다고 해서 북쪽 이웃의 인질이 되어서도 안 된다. 북한인권법 아래 하나로 뭉친 한국 국민과 국회의원들이야말로 북 정권에 가장 큰 위협일 것이다.

    과거 경험으로 볼 때 인도적·재정적 지원이나 문화교류·관광사업은 북한의 변화를 이끌어내지 못한다. 변화는 북한 내부, 북한 주민들로부터 잉태된다. 이러한 긍정적 변화를 이끌어내고 지원하는 것이 우리 정치인 몫이다. 북한인권법만으로 북한 인권유린에 종지부를 찍을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북한 정권의 만행에 "이제 그만!"이라고 외칠 때다.

    북한 당국과의 인권 개선 논의를 단순한 선택의 문제나 정치적 제스처로 폄훼해서는 안 된다. 세계인권선언문에 나온 바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과 가치는 국경을 넘어서는 것이다. 지금 자유를 향유하는 우리가 바로 북한 인권 개선에 나서야 하는 사람들이다. 우리 협회 의원들은 기꺼이 한국 의원들과 국민, 북한 주민과 함께 북한의 변화를 만드는 데 작은 씨앗을 뿌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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