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핵실험 반대' 황병서·김영철 모함 받고 김정은 지시로 암살돼"

입력 2016.01.25 17:28

김양건 전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조선일보 DB
김양건 전 북한 노동당 대남비서/조선일보 DB

지난해 말 김양건(사망 당시 73세·사진) 전 노동당 비서 겸 통일전선부장의 갑작스러운 교통사고 사망을 놓고 암살설과 단순사고사설 등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김양건이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수소탄’ 핵실험 지시에 부정적인 의견을 냈다가 ‘2인자’인 황병서 인민군 총정치국장과 ‘대남 강경파’인 당시 김영철 정찰총국장의 ‘모함’을 받아 김정은의 지시로 암살됐다는 주장이 25일 제기됐다.

탈북자단체인 NK지식인연대는 최근 북한 내부소식통을 인용해 “지난해 12월 15일 김정은이 핵실험 준비 지시를 내렸을 때, 당시 ‘대남정책 온건파’였던 김양건은 남한의 대북확성기 방송 재개와 개성공단 악영향 등을 고려해 부정적 파급 영향에 대한 의견을 제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황병서는 지난 ‘8·25 남북 고위급 합의’ 당시 자신의 저(低)자세 처신을 알고 있는 김양건에 대해 ‘김양건이 핵실험을 반대한다’고 김정은에게 허위보고하고, 김영철 또한 남북관계에 대해 자신과 입장이 다른 김양건을 밀어내고 통일전선부장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황병서와 결탁해 김양건을 모략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에 김정은이 김영철에게 김양건을 사고사로 위장・제거할 것을 지시했다고 한다.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의 배후 핵심으로 알려진 김영철은 이후 김양건의 후임으로 당 통일전선부장에 임명된 것으로 정보 당국은 파악하고 있다.

NK지식인연대는 김양건의 사망 경위와 관련, “김영철이 신의주에 있는 군수공장을 방문한 김양건에게 12월 29일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4주년 행사에 참석할 것을 허위로 통보하고, 새벽에 급히 평양에 복귀 중인 김양건을 정찰총국 공작원이 군용 트럭으로 충돌해 사고사로 위장한 것”이라고 보도했다.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당시 김양건이 “12월 29일 (오전) 6시 15분 교통사고로 사망했다고 보도했으나 구체적인 사고 경위는 밝히지 않았다. 앞서 대북 라디오 매체인 자유북한방송도 탈북 군인 단체인 북한인민해방전선을 인용해 "김양건이 신의주에 있는 측정기구 공장 시찰을 마치고 김정은 최고사령관 추대 기념(30일) 행사에 참가하기 위해 평양으로 돌아오던 중 신의주~평양 간 고속도로에서 군용 트럭과 추돌해 그 자리에서 숨을 거뒀다"고 보도한 바 있다.

NK지식인연대는 또 지난 6일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관련, “대내외적 실익을 고려한 고도의 전략적 판단이라기보다는 ‘김정은의 세컨드’ 현송월 모란봉악단 단장의 감정적 호소에 따라 김정은이 즉흥적으로 결정한 사안”이라고 전했다.

김정은의 총각 시절 애인으로 알려진 현송월이 베이징 공연을 취소하고 북한으로 돌아간 다음 날인 지난해 12월 13일 김정은에게 방중 결과를 보고할 때 중국 측의 북핵 관련 언급 내용을 과장되게 전달함으로써 김정은의 격분을 유도했다는 것이다. 이에 김정은은 황병서와 이만건 군수공업부장, 박도춘 전 군수 비서 등을 불러 대책을 논의 후 당 군수공업부에 핵실험을 지시했다고 이 단체는 전했다.

지난해 12월12일 모란봉악단의 베이징 공연 돌연 취소 당시 중국 측 관계자들이 공연 전날 리허설을 본 뒤 "예술에 사상을 섞으면 안 된다"며 공연 내용 수정을 요구하자 현송월 등 모란봉악단 핵심 관계자들은 "우리의 공연은 원수님(김정은)께서 직접 보아주시고, 지도해주신 작품이기 때문에 점 하나, 토 하나 뺄 수 없고, 빼서도 안 된다"고 맞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사실이 평양까지 보고됐고 보고를 받은 김정은은 지재룡 주중 대사에게 '현송월 등 악단 관계자들의 결심을 믿겠다'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고, 현송월은 양측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자 중국 공산당 대외연락부와 선전부 관계자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철수 명령을 내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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