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고 한국을 알고 싶어졌어요."

이란 수도 테헤란에 사는 중학교 3학년 바란(15)양은 부모님에게 용돈을 받으면 다른 데 쓰지 않고 모아 뒀다가 한식당을 찾는다. 드라마에서 본 한국 음식을 먹고 싶어서다. 매번 새로운 음식에 도전한다고 한다. 지난 22일 오후 7시 테헤란 도심의 한식당에서 만난 바란양은 친구 2명과 함께 고구마튀김과 양념치킨을 먹고 있었다.

바란양은 "한국은 이란과 비슷한 것 같으면서도, 아주 다른 매력을 가지고 있다"며 "한국 음식·음악·드라마에 모두 관심이 많다"고 했다. 그는 "드라마를 보다 보면 '좋아요' '안녕하세요' 같은 말을 많이 들어 자연스럽게 한국어를 익혔다"며 "한국 언어와 문화를 배울 문화원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현재 주이란 한국 대사관이 현지인을 대상으로 한국어를 가르쳐주는 '세종학당'을 운영하고 있지만, 규모가 작아 수강 기회가 많지 않은 실정이다.

최근 테헤란에 있는 한국 학교(초등학교)에도 학생들이 늘어나고 있다. 지난해 핵 협상 타결 전만 해도 재학생 수가 4명에 불과했지만 이후 5명이 전입해 9명이 되었다. 이후 3명이 졸업해 현 재학생 수는 6명인데, 올 봄학기에 7명 정도가 새로 입학해 전교생이 13명으로 늘어난다고 한다.

이란에서는 한국의 국기(國技)인 태권도가 종주국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약 200만명이 태권도를 배우고 있는 이란은 '제2의 태권도 대국'으로 일컬어지고 있다. 이란 태권도협회에 따르면 이란인 사범은 4000여 명, 도장은 3800여 곳에 이른다.

이란은 세계에서 유일하게 '태권도 프로 리그전'이 있는 나라이기도 하다.

이란은 이슬람 국가이지만, 여성들의 태권도 수련 열기도 대단하다. 태권도는 이란 정부가 여성들에게 허용한 몇 안 되는 스포츠 중 하나이기 때문이다. 도복이 몸을 가리고, 헤드기어 안에 히잡(얼굴만 남기고 머리카락을 가리는 스카프)을 써서 머리카락을 가릴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작년 8월 무주에서 열린 세계유소년태권도 선수권 대회에서 이란 여자부가 메달을 싹쓸이하면서 여자부 정상에 오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