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푸젠성에서 직접 발탁한 궁칭가이(龔凊槪·58·사진) 대만사무판공실 부주임(차관급)이 부패 혐의로 낙마했다. 반(反)부패를 위해 '읍참마속(泣斬馬謖·제갈량이 울면서 마속을 베다)'의 심정으로 측근까지 쳐낸 모양새다.

푸젠성이 고향인 궁 부주임은 시 주석이 푸젠에서 17년간(1985~2002년) 근무할 때 인연을 맺었다. 그는 푸젠성 진장현 서기, 취안저우시 상무위원 등 공직 생활 대부분을 푸젠에서만 보냈다. 시 주석은 푸젠성 측근이던 궁칭가이를 2013년 10월 베이징으로 불러와 대만 업무를 담당하는 부서의 2인자 자리를 맡겼다. 궁칭가이가 푸젠 사투리로 대만에서 많이 쓰이는 민난어(閩南語)에 능숙하고, 푸젠에서 대만 기업인과 교류가 많았다는 점을 평가한 발탁 인사였다. 푸젠과 가까운 대만에는 푸젠 출신 사람들이 많다. 대만 케이블 방송인 TVBS는 "궁칭가이가 2014년 비공개로 대만 남부를 방문해 민난어로 현지 주민과 소통했다"고 전했다. 시 주석은 당시 궁칭가이가 양안(兩岸·중국과 대만) 협상에서 윤활유 역할을 하기를 기대했던 것으로 보인다. 시 주석의 '푸젠방(푸젠성 인맥)' 가운데 낙마한 인사는 궁칭가이가 처음이다.

일각에선 궁 부주임의 낙마가 대만 대선 결과와 관련 있다는 의혹을 제기한다. 그의 비리 혐의는 아들과 이혼한 며느리 집안이 제보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