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쇼는 노!' 1호 식당, 한달 새 예약 펑크 80% 줄었다

입력 2016.01.15 03:00 | 수정 2016.01.15 15:45

[No-show 사라진 양심 '예약 부도'] [2부-10] '노쇼 근절' 달라진 현장

식당 측 "손님들 인식 바뀌었다"
아시아나 "부서 회식 잡을 때 막판 취소도 하지 않게 돼"
하이트진로·포스코도 동참

5개 서비스 업종의 연간 예약 부도 손실액 그래프
공정거래위원회가 14일 '노쇼(No-show·예약 부도) 근절'을 올해의 중점 과제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지금껏 '소비자 권리 보호'에 주로 초점이 맞춰졌던 소비자 정책을 앞으로는 '소비자의 의무와 책임'도 함께 강조하는 쪽으로 바꿔나가겠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공정위 관계자는 "노쇼가 서비스 사업자들의 경제적 피해를 유발하는 것은 물론 소비자와 사업자 간 신뢰까지 갉아먹는 등 노쇼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이 너무 커져서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공정위는 이날 박근혜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신년 업무보고에서 "노쇼를 일삼는 블랙컨슈머(악성 소비자)를 근절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며 소비자 교육 강화 계획 등을 밝혔다.

노쇼는 서비스를 사용하겠다고 예약해놓고 연락 없이 예약을 깨는 것이다. 고객은 서비스를 소비하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사업자는 서비스를 준비하기 위해 이미 이런저런 비용을 투자한 상태다. 결국 노쇼의 피해는 사업자의 경제적 손실로 직결될 수밖에 없다. 본지와 현대경제연구원이 공동으로 조사한 결과 노쇼로 인한 5개 서비스 업종 매출 손실만 1년에 4조50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됐다. 서비스 업체에 식재료나 미용용품 등을 공급하는 연관 제조업체의 손실까지 합치면 경제적 손해는 매년 8조2700억원에 이른다.

그러나 노쇼는 결코 치유 불가능한 문제가 아니다. 본지가 지난해 11월부터 '노쇼 근절 기획 기사'들을 보도한 이후 여기에 동참하는 단체와 기업들이 줄을 잇고 있다. 지난달 초 전국 42만개 음식점이 회원으로 가입한 한국외식업중앙회(회장 제갈창균)가 '노쇼 근절' 캠페인을 벌이겠다고 나선 것을 시작으로, 아시아나항공, 하이트진로, 포스코 등 주요 기업들이 이 캠페인에 동참했다. '판매자와 소비자가 신뢰를 회복해 상생(相生)하자'는 캐치프레이즈를 내걸고 캠페인에 나선 것이다. 이들은 "노쇼가 사회적인 문제라는 점을 소비자가 인식하기 시작한 것만으로도 상당한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중구 신당동의 한우전문점 '하누에뜰'은 외식업중앙회가 벌이고 있는 '노쇼 노!' 캠페인에 참여한 1호점이다. 14일 오후 2시 이 음식점 출입문과 계산대에는 '노쇼는 노(No)! 예약은 약속입니다'라고 적힌 스티커가 붙어 있었다. 이 식당의 이용금(52) 대표는 "예전에는 식당이 노쇼 때문에 고통받는다는 사실 자체가 잘 알려지지 않았는데, 캠페인 스티커를 본 고객에게 상황을 설명하면 '앞으로 예약을 꼭 지키겠다'고 말하는 손님이 많아졌다"고 했다. 노쇼 근절 캠페인을 벌이기 전까지 이 식당에선 일주일에 평균 2번 이상 노쇼가 발생했다고 한다.

하지만 캠페인이 시작된 지 한 달 만에 노쇼는 5분의 1 수준으로 줄었다고 했다. '노쇼 근절' 캠페인에 나선 아시아나항공 사회공헌팀 최석병(35) 과장은 "사내 캠페인이 시작된 이후 부서 회식을 잡을 때 노쇼는 물론 '막판 취소'도 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자리 잡힌 것 같다"며 "팀원들 사이에도 '조금만 관심을 기울이면 노쇼를 없앨 수 있는데 왜 진작 못 했나' 하는 이야기를 한다"고 했다.

본지가 지난해 10월 전국의 식당, 미용실, 병원, 고속버스, 공연장 등 5개 서비스 사업장 100곳을 대상으로 조사한 예약 부도율은 평균 15%에 달했다. 15년 전인 2001년 공정위 산하 한국소비자원이 전국 71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했을 때와 비슷한 수치다. 음식점 예약 부도율은 20%로 오히려 15년 전 소비자원 조사(11.2%) 때보다 배 가까이 늘었다.

[키워드정보] '생존 위협'받는 노쇼(no-show) 어떻게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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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정위 "노쇼 근절 캠페인 전개" 이민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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