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무기 소형화에 한발짝 더… "수소폭탄은 아니다"

입력 2016.01.07 03:00 | 수정 2016.01.07 10:23

[北 4차 핵실험]

美·中 전문가 "北, 원자폭탄과 수소폭탄 중간단계인 증폭핵분열탄 실험 가능성"

- 지진파 위력, 원폭 수준
수소폭탄 실험이었다면 실패하더라도 수십㏏ 위력
이번 北 핵실험 위력은 6㏏

북한이 6일 첫 수소폭탄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지만 국내외 정보 당국이나 전문가들은 대체로 부정적이다. 하지만 수소폭탄 이전 단계로 소형화에 유리한 '증폭(增幅) 핵분열탄(boosted fission weapon)' 실험을 시도했을 가능성은 있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어 북한의 핵무기 소형화 위협이 더욱 가시화하고 있다.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비슷한 위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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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자폭탄, 증폭 핵분열탄, 수소폭탄 위력.
북한이 이날 실험한 핵무기가 수소폭탄일 가능성을 낮게 보는 근거는 우선 핵실험 때 생기는 (인공) 지진파의 위력이 수소폭탄보다 훨씬 약한 원자폭탄 수준이기 때문이다. 기상청은 지진파 규모를 4.3으로 밝혔다가 4.8로 수정 발표했다. 지난 2013년 2월 3차 핵실험 때의 규모 4.9보다 0.1이 낮아진 것이다.

국회 정보위원회 여당 간사인 새누리당 이철우 의원은 이날 국정원 구두보고 내용을 전하면서 "(북한이) 수소폭탄이라고 하는데, 측정 결과로 봤을 때 아닐 가능성이 있다"며 "3차 핵실험은 7.9킬로톤(kt·1킬로톤은 TNT 폭약 1000t 위력)이었는데 이번에는 6.0킬로톤이 나왔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는 히로시마(15킬로톤)와 나가사키(22킬로톤)에 투하된 원자폭탄보다 위력이 작은 것이다. 수소폭탄의 경우 보통 위력이 원자폭탄보다 수십~수백배 강한 1Mt(메가톤·1메가톤은 TNT 폭약 100만t 위력)이다. 작은 수소폭탄이라도 위력이 150킬로톤 이상이다. 북한이 이번에 본격적인 수소폭탄 실험을 했을 가능성이 희박한 근거다.

미 랜드 연구소의 브루스 베넷 선임연구원도 BBC 인터뷰에서 "이번 무기는 미국이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원자)폭탄의 위력과 대체로 비슷했다. (수소탄이라면) 10배는 더 강력해야 했다"고 말했다. 중국 포털사이트 신랑(新浪)망은 "이론적으로 볼 때 (북한 핵실험에 따라 발생한) 규모 5.0 지진은 TNT 2만2000t의 폭발량과 맞먹는다"며 "북한의 이번 핵폭발의 위력은 기본적으로 히로시마 원자폭탄과 비슷하다"고 보도했다. 북한도 공식 발표에서 '새롭게 개발된 시험용 수소탄'이라고 표현해 본격적인 수소폭탄이 아니었을 가능성을 시사했다. 하지만 지진파 규모는 핵실험장 갱도 지질(地質)에 따라 실제보다 작게 전달될 수 있어 더 정밀한 분석이 필요하다.

추가 핵실험 가능성 주시

전문가들은 북한이 이번에 기존 원자폭탄의 위력을 증강시킨 '증폭 핵분열탄'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크며, 부분적인 성공을 거뒀을 가능성도 있다고 말한다. 증폭 핵분열탄은 플루토늄이나 우라늄으로 둘러싸인 원자폭탄의 중심부에 삼중(三重)수소와 중(重)수소 또는 리튬6를 넣어 폭발력을 높인 핵무기다. 보통 위력은 40~150킬로톤 이상 수준이다. 일반적 원자폭탄과 수소폭탄의 중간 단계이며 소형화가 용이하다. 미사일 탄두(彈頭)로 사용하기 좋다는 얘기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이 이번에 증폭 핵분열탄 실험에 제대로 성공했으려면 지진파 규모가 5.5 이상은 됐어야 한다"며 "지진파 규모로 볼 때 증폭 핵분열탄 폭발을 시도해 실패하지는 않았지만 위력이 좀 미흡하게 나왔을 수 있다"고 말했다. 국군 화생방 방호 사령부는 연초부터 북한의 증폭 핵분열탄과 부분적인 핵융합 무기 실험 가능성을 전망한 바 있다.

북한은 이번에 2·3차 핵실험을 실시했던 서쪽 갱도(2번 갱도) 옆에 가지를 쳐 새 갱도를 만들고 그 안에 핵무기를 몰래 집어넣어 한·미 정보 당국의 감시망을 피하는 등 핵실험 방식에서도 종전보다 진전된 모습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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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조선 화면 캡처
軍 “소형화는 진전…완성 단계 아니다” TV조선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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