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씨 왕조 3代王의 나이 콤플렉스… 집권 후 4년간은 좌충우돌 정착기였다"

입력 2016.01.01 03:27 | 수정 2016.01.01 10:38

[2016 신년특집]

김일성 흉내내기로 주민 향수 자극
박격포·고사포 동원 잔인한 처형, 경제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 내

“나이 콤플렉스에 시달리는 김씨 왕조 3대(代) 왕의 좌충우돌 정착기였다.”

정통한 대북 소식통은 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의 집권 4년을 이렇게 요약했다. 헤어스타일과 옷차림에서부터 체형, 제스처, 통치 스타일과 정책 결정에 이르기까지 김정은이 보여 온 행태는 ‘어리고 경험도 없다’는 안팎의 시선을 의식한 결과였고 이것이 외부에 즉흥적이고 불가측적인 모습으로 비쳤다는 것이다. 집권 이듬해 김정은이 20대 나이에 ‘공화국 원수(元帥)’를 자처하고, 부인(리설주) 공개라는 파격을 선보인 것도 “어리다”는 세간의 평가를 의식한 행보로 해석됐다.

김양건 빈소 찾은 김정은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30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의 빈소를 찾아 김 비서의 관에 손을 얹으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북한은 김 비서가 지난 29일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김양건 빈소 찾은 김정은 -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지난 30일 김양건 노동당 대남비서의 빈소를 찾아 김 비서의 관에 손을 얹으며 침통한 표정을 짓고 있다. 북한은 김 비서가 지난 29일 교통사고로 숨졌다고 밝혔다. /노동신문

김정은이 나이 콤플렉스 극복을 위해 가장 먼저 택한 건 할아버지(김일성) 흉내 내기였다. 김정은의 존재가 2010년 9월 제3차 당대표자회를 통해 처음 확인됐을 때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수령님이 환생하셨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짧은 머리 스타일과 인민복 차림의 풍채 좋은 김정은은 영락없는 김일성의 30대 시절 모습이었다. 김정은의 김일성 따라 하기는 복고풍 검정 롱코트, 중절모, 안경, 지팡이 등 김일성의 패션 아이템 착용으로 이어졌다. 통일부 당국자는 “내세울 업적이 전무했기 때문에 김일성의 권위를 빌려 주민들의 향수를 자극하겠다는 전략”이라고 했다.

김정은은 또 누군가 ‘어리고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자신을 무시한다는 보고를 접할 때마다 격한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대북 소식통은 “박격포·고사포를 동원한 잔인한 처형은 ‘날 무시하지 말라’는 김정은의 공개 경고였다”며 “70~80대 고령의 간부들을 세워놓고 김정은 혼자 앉아 담배 피우는 것도 같은 맥락”이라고 했다.

그동안 김정은이 보여준 비상식적 통치 스타일도 나이 콤플렉스와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간부들은 김정은을 무시하는 것으로 비칠까 봐 직언(直言)은커녕 받아적기에 급급하다”며 “중요한 정책들이 김정은 기분에 따라 이랬다저랬다 할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작년 한 해에만 김정은은 러시아 전승 70주년 행사 참석 의사를 번복했고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방북을 허용했다가 하루 전에 불허했으며 모란봉악단의 방중 공연을 행사 당일 취소시켜 외교가에선 ‘예측할 수 없는 지도자’란 말을 들었다.

물론 이 같은 ‘나이 콤플렉스’만으로 김정은 집권 4년을 설명하기는 무리다. 일례로 김정은의 경제 정책은 어느 정도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하지만 평양을 제외한 지방의 경제 사정은 여전히 열악하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정보 소식통은 “평양 위주의 전시성 개발에 집착하는 김정은을 지칭해 ‘평양 공화국 대통령’이란 말도 있다”고 했다.

김정은은 집권 5년차인 올해 제7차 당대회(5월)를 열어 ‘선대(先代) 수령들’의 그림자를 벗고 명실상부한 ‘김정은 조선’의 출범을 대내외에 선포할 것으로 보인다. 북한 전문가들은 36년 만에 개최되는 당대회를 통해 김정은이 ‘나이 콤플렉스’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한편 정보 당국은 체중이 급격히 불고 있는 김정은의 건강 상태를 예의 주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후계자 시절 60㎏대였던 김정은의 체중은 집권 1년여 만에 80㎏으로 불어났고, 현재는 120~130㎏ 정도로 추정된다. 국가정보원 산하 국가안보전략연구원은 최근 발간한 ‘연례 전망 보고서’에서 “2016년엔 김정은의 건강 이상 등 돌발 상황 발생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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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정 vs. 위기… 집권 5년차 김정은의 북한은? 이용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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