벨기에-네덜란드, 우호적 '영토교환' 합의...3년전 '목 잘린 시신' 사건이 계기

입력 2015.12.31 17:07

/인터넷 캡처 벨기에와 네덜란드 영토교환 지역을 나타낸 지도. 실선으로 표기된 곳이 현재 국경, 점선으로 표기된 곳이 양국 합의에 따른 새 국경으로 가운데 반원 모양 표시 지역이 네덜란드로 넘어갔다.
벨기에와 네덜란드가 오랫동안 논쟁에 시달려온 국경 지역 영토를 교환하기로 합의했다.

30일(현지 시각)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과 AP통신 등에 따르면 벨기에는 네덜란드와 맞닿은 국경을 따라 흐르는 뫼즈 강(江) 변에 있는 축구장 15개 크기의 영토를 네덜란드에게 양보했다. 벨기에는 이 영토를 포기하는 대신 강의 수위를 조절하는 갑문(閘門) 주위 아주 작은 땅을 네덜란드로부터 넘겨받기로 했다.

벨기에가 양보한 이 지역은 본토인 벨기에와 강을 사이에 두고 떨어져 있다. 배를 타지 않고서는 접근이 불가능하지만, 이곳에는 선착장조차 없다. 반면 타국인 네덜란드는 육로로 편하게 이 지역을 방문할 수 있다.

본토와 접근성이 떨어져 치안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자 이곳은 그동안 마약 밀매와 성범죄가 빈번한 무법지대였다.
/연합뉴스 벨기에와 네덜란드 국기가 함께 나부끼는 문제의 뫼즈 강 주변 땅.
3년 전 이곳에서 목에 잘린 시신이 발견되는 사건이 엉뚱하게도 오랜 영토 논란의 해법을 찾게 해줬다. 사건 당시 네덜란드 측은 현장이 벨기에 영토라 자국의 사법권이 미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수사를 진행하지 않았고, 벨기에 경찰은 네덜란드의 특별허가 없이는 육로로 현장에 접근할 수가 없어 수사가 지지부진했다.

AP는 이 사건 수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자 양국 여론이 오래된 영토문제를 해결하라며 압박을 넣은 것이 영토 교환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평가했다. 이 합의가 내년 양국 의회 비준을 거치면 지난 1843년 양국 국경선이 확정된 이후 2세기 만에 뫼즈 강 국경 논란이 종결된다.

AP는 역사상의 영토 교환은 우호적인 방법으로 합의를 이끌어낸 벨기에-네덜란드와 달리 모두 첨예한 대립 끝에 이뤄졌다고 전했다.

인도와 방글라데시는 1947년 인도가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후 오랜 분쟁을 거듭해온 끝에 올해야 겨우 국경 영토 교환에 합의했다.

중남미 니카라과와 코스타리카의 영토분쟁도 이달 초 유엔 국제사법재판소가 ‘니카라과가 코스타리카 영토주권을 침해했다’고 판결하면서 겨우 해결점을 찾았다.

벨기에 군(軍)역사학자인 윅 데 보스는 “양국이 수세기 전부터 유대관계를 유지해왔고 2차대전 이후 영토는 더는 그렇게 중요하지 않기 때문에 문제가 순조롭게 해결됐다”고 했다고 데일리메일은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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