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환자 몰리는 대형병원보다 전문병원 활용을

조선일보
  • 정규형 대한전문병원협의회장
    입력 2015.12.30 03:00 | 수정 2015.12.30 14:13

    정규형 대한전문병원협의회장 사진
    정규형 대한전문병원협의회장

    의사생활 30년, 주변 지인들의 이런저런 병원 민원이 많다. 요구사항을 정리하면 '실력 좋고 친절한 의사'를 소개해달라는 것이다. 대부분 서울의 유명 상급종합병원에서 신속하고 특별하게 진료받기를 원한다. 사연도 제각각이다. 그동안 부모님 속만 썩였는데 이번엔 좋은 병원에서 치료받게 하고 싶다거나, 어렵게 얻은 자식이 건강을 회복할 수 있도록 도와달라는 간곡한 부탁이다. 어찌 글로 다 표현할 수 있으랴. 그러나 안타깝게도 이들이 기대하는 대형병원의 현실은 상당히 다르다.

    너무 많은 환자가 일시에 몰려들기 때문이다. 붐비는 복도에 앉아 서너 시간을 기다려보지만, 정작 의사의 진료시간은 3분을 넘기기가 어렵다.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누구의 도움을 받더라도 만족한 서비스를 받기는 쉽지 않다. 왜곡된 국내 의료전달체계 시스템과 환자들의 대형병원 선호현상이 맞물려 빚어낸 현상이다.

    그렇다고 너무 실망할 필요는 없다. 주변을 잘 살펴보면 길이 보인다. 보건당국은 10여 년 전부터 환자들의 대형병원 집중을 막기 위해 다양한 정책을 펼치고 있다. 그중 가장 대표적인 것이 '전문병원 제도'다. 2009년 의료법 개정으로 법적 근거가 마련됐다. 종전엔 의료기관 종별을 '상급종합병원' '종합병원' '병원' '의원' 등 네 가지로 구분했으나, 종합병원과 병원 사이에 '전문병원' 종별을 새롭게 추가한 것이다.

    전문병원 제도는 시범기간을 거쳐 2011년 본격 시행됐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월 제2기 전문병원으로 총 111곳을 지정했다. 질환별 66개, 진료 과목별 45개에 달한다. 이들 의료기관은 특정 진료과목에서 환자들에게 상급종합병원 버금가는 수준 높은 의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물론 전문병원으로 지정받기 위해서는 철저한 검증과 까다로운 심사과정을 거쳐야 한다. 즉 환자 구성 비율이나 의료 인력, 필수 진료 과목, 병상 수, 임상의 질, 의료 서비스 수준 등 다양한 항목을 충족시켜야 한다. 다만 잘 알려지지 않아 안타까울 뿐이다.

    요즘 지인들의 병원 민원이 들어오면 전문병원을 추천한다. 임상경험 풍부하고 전문성을 갖춘 후배 의사들이 대거 포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친절은 기본이다. 상대적으로 진료 대기시간도 짧고 진료비도 저렴하다. 전문병원 관련 정보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나 대한전문병원협의회 사이트에 자세히 소개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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