朴대통령, 아베와 통화… 저녁엔 "최선의 노력" 對국민 메시지

입력 2015.12.29 03:00 | 수정 2015.12.29 06:18

[12·28 '위안부 타결'] '위안부 타결' 막전막후

朴대통령, 합의 미흡 지적에 "할머니들 고통 감해지기를"
아베, 朴대통령과 13분 통화
합의문 내용 다시 언급하며 "상처 치유사업 착실히 실시"

한·일 정부는 28일 양국 관계의 최대 걸림돌이었던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타결지었다.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인 올해가 끝나기 사흘을 남기고 이뤄진 합의였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가 기존 주장에서 한 발씩 물러서며 최종 타협이 이뤄졌다.

아베 총리가 이날 오후 5시 47분 박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두 정상은 13분간 통화했다. 박 대통령은 "이번 합의를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을 회복하고 마음의 상처를 치유하는 소중한 기회로 만들어가야 한다"면서 "양국 정부가 이번 합의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아가며 새로운 관계를 열어갈 수 있도록 긴밀히 협력해 나가기를 희망한다"고 했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위안부 협상이 타결된 28일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을 향해 “일·한 양국은 앞으로 새로운 시대를 향할 것이며, 두 나라가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협상 타결 직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일본군위안부 협상이 타결된 28일 총리 관저에서 취재진을 향해 “일·한 양국은 앞으로 새로운 시대를 향할 것이며, 두 나라가 힘을 모아 새로운 시대를 여는 계기로 삼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는 협상 타결 직후 박근혜 대통령에게 전화 통화로 일본군위안부 문제와 관련해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밝혔다. /AFP 연합뉴스
아베 총리는 "일본국 내각총리 대신으로서, 위안부로서 많은 고통을 겪고 심신에 걸쳐 치유하기 어려운 상처를 입은 모든 분에 대한 마음으로부터 사죄와 반성의 마음을 표명한다"고 했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분들의 명예와 존엄의 회복 및 마음의 상처 치유를 위한 사업을 착실히 실시해 나가겠다. 금번 합의를 통해 위안부 문제가 최종적이고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일각에서 이번 합의가 미흡했다는 지적이 나오는 것에 대해 박 대통령은 이날 밤 대국민 메시지를 내고 이해를 구했다. 박 대통령은 "피해자분들이 금년에 아홉 분이 타계하시어 이제 마흔여섯 분만 생존해 계시는 시간적 시급성과 현실적 여건하에서 최선의 노력을 기울여 이루어 낸 결과로, 위안부 할머니들의 정신적 고통이 감(減)해지시기를 바란다"고 했다.

외형적으로 이번 '위안부 협상'은 지난주 후반부터 급물살을 탔다. 아베 총리가 기시다 외무상을 한국에 급파하고 28일 한·일 외교장관 회담이 개최된다는 사실이 주로 일본 언론을 통해 보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양국 정부의 물밑 준비는 그 이전에 시작됐다. 아베 총리, 야치 쇼타로(谷內正太郞) 국가안전보장국장, 기시다 외무상을 비롯해 협상 실무를 총괄하는 이시카네 기미히로(石兼公博) 일본 외무성 아시아대양주 국장이 지난달 2일 한·일 정상회담 이후 총리 관저에서 네 번 회동했다. 그중 세 번은 이번 달에 몰려 있었다. 기시다 외무상의 방한 이전에 일본 수뇌부가 치밀하게 논의를 진전시키고 있었다는 의미다.

이와 같은 기류는 우리 정부에도 전달됐고 박 대통령을 중심으로 이병기 청와대 비서실장, 윤병세 외교장관, 김규현 외교안보수석이 깊숙이 관여했다고 한다. 박 대통령의 한 참모는 "'피해자 수용과 국민 납득'이라는 원칙이 훼손되지 않는 선에서 올해 내에 가급적 해결하자는 기류였다"고 했다. 이 과정에서 주일 대사를 지낸 이 실장과 아베 총리의 외교 책사인 야치 국장 간에 '막후 채널'이 가동된 것으로 전해졌다.

연내 타결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던 일본 정부 입장은 지난 11월 2일 정상회담에 이어 산케이 기자 무죄 판결(12월 18일)과 강제징용 관련 헌법소원 각하(12월 23일)를 계기로 바뀌었다고 한다. 박 대통령에 대한 산케이 기자의 명예훼손 사건의 경우, 우리 외교부는 1심 판결 직전에 '선처'를 요청하는 공문을 법무부에 보냈고 또 이후 검찰은 항소하지 않았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기엔 박 대통령의 결단이 있었다"고 했다.

아베 총리는 '일본이 과거사 문제에 휘둘리지 않는 외교 환경을 만들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올 초부터 치밀하게 움직였다. 아베 총리는 지난 4월 방미(訪美) 등을 통해 미국과 신(新)밀월 관계를 구축, 한국을 압박하기도 했다. 이는 '한국의 대(對)중국 경사론(傾斜論)'과 맞물려 박근혜 정부를 괴롭혔다.

박 대통령은 지난 9월 유엔총회에서 개도국 소녀들의 인권과 지위 향상을 위해 보건·교육 사업에 2억달러를 지원하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여성 인권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피력함으로써 위안부 문제에 소홀한 일본을 압박하는 의미도 있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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