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동안 끊겼던 韓日정상 '셔틀 외교' 재개 가능성

입력 2015.12.29 03:00

[12·28 '위안부 타결'] 한·일 관계 전망

한·일 관계 전문가들은 이번 합의로 맨 먼저 한·일 정상이 상대국을 번갈아 방문하는 '셔틀 외교'가 재개될 것으로 내다봤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취임 3년 차인 올해 하반기에야 간신히 처음으로 마주 앉았다. 외교의 기본 요소가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3년을 보낸 것이다. 이종원 게이오대 교수는 "비정상의 정상화라고 보면 된다"고 했다.

정상회담이 정기적으로 열리면 경제협력과 문화교류도 활성화된다. 한·일 관계가 나쁘면 한류 붐이 꺼지고 한국 휴대전화가 안 팔린다. 하다못해 동네 수퍼에서도 한국 먹거리를 매대 앞줄에 안 놓고 뒷줄로 뺀다. 양인집 주일한국기업연합회장(진로재팬 사장)은 "그동안 우리 기업들이 일본 거래처에 한국 상품전을 하자고 제안해도, '다음에…'라는 말로 사실상 취소시키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면서 "이번 합의로 숨통이 트일 것 같다"고 했다.

국제사회에서 한·일이 사안에 따라 협조하는 상황도 가능해진다. 북한의 도발에 공동 대응할 수 있고, 6자 회담을 재개하는 데도 도움이 된다. 소에야 요시히데 게이오대 교수는 "이번 합의로 한·일이 같은 의제를 추구하는 일이 가능해졌다"고 했다. 기존의 한·미 동맹과 미·일 동맹이 한·미·일 안보 동맹으로 확대될 수 있는 발판도 마련됐다.

하지만 거기까지 가는 길이 평탄하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독도 문제, 역사 교과서 문제 등 언제든 불붙을 수 있는 불씨가 많기 때문이다. 박철희 서울대 교수는 "한·일이 필요에 따라 협력하는 비즈니스 파트너가 될 수는 있지만 '절친'이 되는 건 상당 기간 어렵다"면서 "앓던 이가 빠진 건 사실이지만 한·일 간에는 그 이 말고도 충치가 많다"고 했다.

일본군위안부 문제만 해도, 우리 정부가 이 문제를 외교 쟁점으로 삼지 않을 뿐 양국 민간인까지 조용해지는 것은 아니다. 단기적으로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위한 한·일 공동 재단이 오히려 마찰의 진원이 될 가능성도 있다. 할머니들이 살아 있는 동안에는 할머니들을 편안히 모시는 사업을 하겠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인권·역사 교육 등 할머니들을 기리는 사업으로 무게 중심을 옮기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일본 우익의 망언이 반복될 가능성이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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