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 후보들 '박근혜' 파는데… 대통령, 또 "진실한 사람" 언급

조선일보
  • 장상진 기자
    입력 2015.12.23 03:00 | 수정 2015.12.23 10:14

    출마 예정 장관들에게 "마음 바꾸지 말아야 진실"
    후보자들, 선거용 명함 등에 朴대통령과 찍은 사진 넣고 '진실' '의리' '특명' 표현
    대구 출마 野 김부겸 의원도 "박근혜 의원 때 격려 받아"

    박근혜 대통령이 22일 전날 실시한 개각으로 여의도에 복귀하는 장관들을 상대로 또다시 '진실한 사람'을 얘기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교체되는 장관들의 이름을 하나하나 거명하며 감사를 표시한 뒤, "옛말에 들어갈 때 마음과 나올 때 마음이 한결같은 이가 진실된 사람이라는 말이 있다. 그것은 무엇을 취하고 얻기 위해서 마음을 바꾸지 말고 일편단심의 마음을 가져야 한다는 말이기도 하다"고 했다. 이어 "끝까지 국민들께 헌신과 봉사를 하는 마음으로 사명감을 갖고 일해달라"고 했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을 내년 총선과 연관짓는 해석도 나왔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0일 국무회의를 주재하면서 "국민 여러분께서도 국민을 위해서 진실한 사람들만이 선택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말했었다. 당시 이 발언은 대구·경북(TK)에서는 박 대통령과 대립각을 세운 유승민 의원, 그리고 유 의원과 가까운 현역 의원들을 겨냥한 물갈이가 필요하다는 뜻을 밝힌 것으로 해석되기도 했다. 실제로 유 의원 지역구에 출마하는 이재만 전 대구 동구청장 사무실 개소식에 참석한 친박 의원들은 "이 전 청장이 진실한 사람"이라고 했다.

    이미지 크게보기
    내년 총선에서 대구 지역에 출마하는 친박계 예비 후보자들의 총선용 명함 또는 의정 보고서들. 박근혜 대통령과 최대한 친밀해 보이는 사진을 싣거나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이름을 큼지막하게 써넣었다.
    박 대통령이 이날 내각 출신의 총선 출마가 구체화된 상황에서 또다시 '진실한 사람'을 언급한 것은 TK 지역 등에서의 물갈이 구상이 여전히 유효하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란 해석이 나왔다. 물러나는 장관은 모두 총선 출마가 예정돼 있다. 여권 관계자들은 "박 대통령이 '장관들은 진실한 사람이니 총선에서 뽑아달라'고 하는 동시에 '장관들이 당과 국회에 돌아가서도 마음을 바꾸지 말라'는 메시지를 준 것처럼 들렸다"고 했다.

    이런 사정 때문에 총선 공천을 앞둔 대구에서는 '진실한 사람'을 자처하는 예비 후보자들의 노골적인 '박근혜 마케팅'이 벌어지고 있다. 대구 북을 지역구의 현역 서상기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지역구민들을 상대로 배포한 의정 보고서 표지에 박 대통령으로부터 귀엣말을 듣는 자신의 모습이 담긴 사진과 함께 '역시 서상기! 진실한 사람!'이라는 문구를 적었다.

    대구 달서을에 출마하는 김용판 전 서울경찰청장은 명함에 박 대통령과 나란히 선 사진을 넣었다. 하지만 이 사진에 대해 김 전 청장의 경쟁자인 현역 윤재옥 의원 측은 "윤 의원이 박 대통령을 모시고 가 김 전 청장을 인사시켜 준 장면인데, 윤 의원을 잘라내고 명함에 실었다"고 하고 있다.

    박 대통령과 함께 찍은 사진이 없는 경우에는 궁여지책으로 박 대통령의 이름을 크게 적어넣기도 한다. 대구 중·남구 예비 후보자인 이인선 전 경북도 행정부지사는 명함 이름 위에 '박근혜 대통령이 인정한 경제 전문가!'라고 적었고, 이재만 전 구청장도 사진 대신 '동구와 대통령을 지키겠습니다'라고 적었다.

    야권(野圈) 후보도 예외가 아니다. 대구 수성갑에 출마하는 새정치민주연합 김부겸 전 의원은 총선을 앞두고 최근 펴낸 대담집에서 "과거 한나라당에서 대북송금특검법안에 반대하다 왕따가 됐을 때 '소신을 지키라'며 격려해준 유일한 사람이 박근혜 당시 의원"이라고 소개하는 등 인연을 강조했다.

    '암시(暗示)'만 하는 경우도 있다.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난 14일 대구 달성 출마 기자회견에서 연단 앞에 '특명받은 곽상도'라는 문구를 써붙였고, 출마 선언문에서 '박근혜 대통령'이라는 단어를 17차례 사용했다. 회견장에는 대구 서구에 출마하는 윤두현 전 청와대 홍보수석과 대구 북갑에 출마하는 전광삼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참석했고, 세 사람이 나란히 서서 함께 주먹을 들어 보이는 포즈로 언론 사진 촬영에 응하기도 했다.



    관련기사를 더 보시려면,

    안대희 "험지 출마하겠다"… 黨지도부 권유 수용 양승식 기자
    내가 본 뉴스 맨 위로

    내가 본 뉴스 닫기